오뚜기, 정관스님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협업한 채식 컵밥 공개
“건강한 식문화를 세계와 함께하는 오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건강 먹거리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함 회장의 새 비전 선언 후 오뚜기는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올해 5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헬로베지(Hello Veggie)’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사찰 음식으로 유명한 정관 스님의 음식 철학을 바탕으로 한 ‘두수고방’과 협업해 가정간편식(HMR) 시리즈를 내놓으며, 채식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첫 제품은 ‘컵밥’과 ‘죽’이다. 오뚜기는 21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앨리웨이 광교 두수고방에서 총 8종의 제품을 공개했다. 두수고방 시리즈는 △산채나물 비빔밥 △버섯들깨미역국밥 △시래기 된장국밥 △모둠버섯밥 등 컵밥 4종과 △수수팥범벅 △들깨버섯죽 △된장보리죽 △흑임자죽 등 죽 4종이다. 두수고방 컵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채식 제품이다.
두수고방은 사찰음식의 대가이자 백양사 천진암 주지인 정관 스님의 제자인 오경순 셰프가 2019년 7월 문 연 전통 채식 레스토랑이자 한국의 채식 문화를 재발견하는 공간이다. 두수고방 채식 메뉴에는 수제 발효장을 바탕으로 절기별 순환되는 제철 식재료가 사용된다. 정관 스님은 뉴욕타임스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 시즌3’를 통해 정관 스님을 조명하기도 했다.
“한식이 채식으로 대표되고, 비건의 유행으로 우리 나물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 높아지며 협업 문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대표 식품회사이면서 한국 음식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오뚜기의 제안에 손을 잡게 됐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경순 셰프는 오뚜기의 기술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 셰프는 “자연을 그대로 담은 산채비빔밥을 HMR 식품으로 똑같이 재현한 오뚜기의 기술과 노력에 깜짝 놀랐다”며 “두수고방 시리즈를 계기로 조금 더 건강한 채식 HMR 제품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을 담당한 구현희 오뚜기 책임연구원은 “협업을 허락해준 두수고방에 감사하다. 한국의 채식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사찰 음식을 어떻게 제품화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물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대부분의 재료를 국산으로 선정하고, 적정 살균 과정을 거쳐 실제 레스토랑에서 파는 나물과 같은 식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구 연구원은 “첫 시도 때는 밋밋한 맛으로 나물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리지 못했다. 정관 스님을 자주 뵙고 평가를 받았다. 최종 제품 시식 후 만족해하시는 정관 스님의 모습을 보고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한국형 채식의 컵밥과 죽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채식주의자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두수고방 브랜드 론칭 후, 첫 제품으로 나온 컵밥의 시장 반응은 좋다고 평가했다. 이명원 오뚜기 마케팅팀장은 “현재 자사몰을 비롯해 마켓컬리와 이마트 등 판매하는 곳이 적지만, 다른 채널 바이어들이 서로 제품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제품 출시 초기라 재고가 모자라 공급을 못하는 실정”이라며 “두수고방을 계기로 다양한 건강식 HMR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