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스카이코비원 접종자 100명 불과, WHO 긴급사용목록 등재 주목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판도가 ‘오미크론 백신’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산 1호 백신이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백신 개발사들과 국내 개발사들의 차이가 다시 크게 벌어진 셈이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2가 백신의 국내 접종이 다음 달 11일 시작된다. 기초접종(1·2차)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이 추가접종 받을 수 있다.
이미 해외 주요국에서는 2가 백신의 접종에 들어갔고, 미국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4·BA.5를 겨냥한 2가 백신을 허가했다. 반면 국산 백신은 초기 바이러스(우한주)를 기반으로 개발됐거나 개발 중이란 점에서 시장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불거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최근 추가접종에도 사용할 수 있게 접종 대상을 넓혔다. 그러나 21일 0시 기준 스카이코비원의 접종인원은 기초접종이 73명, 추가접종이 27명으로 간신히 100명을 기록했다. 누적 접종 예약 건수는 253건이다.
스카이코비원의 초도물량은 60만9000회 분이며, 정부는 1000만 회분의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질병관리청의 자료에 따르면 5개월 이내 유통기한을 넘는 백신 물량이 46만 회분이다. 정부가 추가접종에도 이 백신을 활용하는 강수를 뒀지만, 2가 백신 접종 시점을 약 20일 남겨둔 상황에서 빠르게 소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이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돼 보관과 유통이 쉽다는 장점을 활용해 중저개발국 국가에서 시장성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위한 신청을 완료했으며, 연내 등재가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스카이코비원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국산 2호 백신을 꿈꾸는 기업들은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추가접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초기 바이러스 대응 백신 임상과 부스터샷 임상을 병행하고 해외 임상을 진행해 뒤늦은 속도를 만회하겠단 전략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9일 ‘유코백-19’의 부스터샷 임상 1/2상을 신청했다. 유코백-19는 현재 국내 기업이 임상 중인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유일하게 임상 3상에 진입했다. 다만 임상 3상은 국내가 아닌 필리핀과 콩고에서 진행 중이다.
콩고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은 이르면 연내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에서도 이달 중 임상 3상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부스터샷 임상을 승인받으면 해외에서도 임상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리드는 지난달 4일 ‘AdCLD-CoV19-1 OMI’를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부스터샷(추가접종) 백신으로 개발하는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아울러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의 '2022년도 2차 코로나19 백신 신약개발 임상지원사업'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83억 원을 지원받는다.
회사는 오미크론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하위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허가는 물론 WHO 인증을 통해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진은 호주에서 부스터샷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간 결과를 확인하면 임상 2a상에서 부스터샷과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큐라티스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부스터샷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