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 무역수지 관리 중심 마련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가 역전됐다.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별로 원ㆍ달러 환율은 1410원~1434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국 금리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한국 기준금리 2.5%, 미국 기준금리 2.375%(2.25~2.5%의 중간값 기준)로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0.125%p 높았다. 그러나 이날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기준금리가 3.125%(3.0~3.25%)로 인상됨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625%p 높아져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한경연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더라도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0.125%p(빅스텝 가정)~0.375%p(베이비스텝 가정)로 기준금리 역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1월 달러당 1202.4원에서 8월 달러당 1347.5원으로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전년동월비)은 올해 1월 7.9%에서 8월 15.7%로 상승속도가 약 2배 수준으로 빨라졌다.
한경연이 한미 기준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p만큼 커질 경우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률은 8.4%p 추가 상승해 더욱 가팔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 추정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한은 금통위의 금리인상 시나리오별로 원ㆍ달러 환율의 향방을 예측했다. 그 결과 한은이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에 대응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경우 미국과 한국의 작년 10월 대비 기준금리 변동 폭의 격차는 1%p만큼 벌어지게 된다.
이 경우 10월 환율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4%(14.0%, 8.4%p↑)로 가팔라져 원ㆍ달러 환율은 1434.2(약 1434)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금통위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경우에도 한미 간 기준금리 인상폭 격차는 여전히 0.75%p만큼 벌어지게 되므로 이에 따른 10월 환율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0.3%, 환율은 1409.6(약 1410)원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해 한은이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추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자재 수급 애로를 해소하는 등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