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유럽발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포인트(p) 인상)·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이어 미국도 3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전날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했지만, 이같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제도(Fed·연준)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높아졌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p 인상했고, 스웨덴도 최근 기준금리를 1.0%p 인상한 바 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다시 한국을 웃돌게 되자 한은도 남은 두 차례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현재 부동산 거래 한파의 원인으로 금리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때 서울 아파트 기준 매매 가격이 약 2%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부담이 커져 매도하려 하겠지만,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외부요인”이라며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 대출금리도 크게 따라 오르기 때문에 이는 국내 부동산 경기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가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커지고 미분양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했지만, 계속된 금리 인상에 금융 부담이 가중하면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전날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투기과열지구 4곳과 조정대상지역 41곳을 해제했다.
양 소장은 “지금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보다는 금리 인상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더구나 이번 해제는 거래가 몰리는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