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내림세가 뚜렷한 가운데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서비스 업체인 다윈중개가 올해 1월 대비 지난달 서울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1428곳)의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한강변에서 300m 이내에 있는 단지 99곳의 아파트값은 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강변에서 500m 이내인 단지 154곳은 3.2%, 한강변 1㎞ 내인 단지 269곳은 2.6% 올라 한강에 가까울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조사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록된 매매가를 토대로 단지별 3.3㎡당 아파트값을 계산해 비교·분석이 이뤄졌다.
가격을 왜곡할 수 있는 1‧2층 거래와 펜트하우스 등의 특수 사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거래 등록이 없는 단지는 가격 변동률을 0%로 산정했다고 다윈중개는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1월 보합(0.00%) 전환한 뒤 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째 내림세다.
특히 6월 0.08% 떨어진 이후 7월과 8월 각각 0.22%, 0.45%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락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낙폭(-0.02%→-0.06%→-0.23%)은 세 배 이상 커졌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래미안로이뷰’ 전용면적 110㎡형은 지난달 8일 28억2000만 원(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38억 원(14층)에 거래된 것보다 10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계약된 아파트는 최고 16층 중 한강 조망이 나오지 않는 저층(5층)인 데다, 규모도 177가구(1개 동)로 소규모 단지에 해당한다. 한강변에서도 일정 거리와 층수, 단지 규모를 갖춘 아파트만 가격 내림세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형은 지난달 14일 종전 최고가(36억 원)보다 6억 원 오른 42억 원(7층)에 계약됐다. 해당 단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웅 압구정케빈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남 핵심 단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최근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