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소행성으로 실험한 건 이번이 처음
연구진, 소행성 궤도 1% 변화 추정
정확한 데이터 수집은 두 달 정도 걸릴 전망
2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쌍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을 위한 우주선이 지구에서 약 1100만 km 떨어진 우주에서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정확하게 충돌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발사된 것으로, 충돌 4시간 전 비행체제를 ‘스마트(SMART) 항법’으로 전환한 후 우주를 자율 비행하며 충돌을 준비했다. 이후 시속 2만2000km 속도로 날아가 소행성과 충돌했고,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를 촬영해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까지 무사히 마쳤다.
애초 표적이 지름 160m 수준의 작은 소행성이었던 만큼 임무 성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충돌 행성이 지구상 어떤 광학망원경으로도 볼 수 없을 만큼 작았고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레이더 영상에도 점으로 잡힐 정도였다고 묘사했다.
그런데도 NASA 연구진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성공을 확신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엘레나 애덤스 DART 시스템 엔지니어는 “우리의 첫 번째 행성 방어 임무는 성공적이었다”며 “우주선은 소행성 중심에서 약 17m 떨어진 지점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 센터가 이미 충돌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ASA는 정확한 데이터 수집까지 두 달은 걸릴 것으로 추정했지만, 우주선 충돌 결과 소행성 궤도가 바뀌었는지는 지상 우주망원경을 통해 앞으로 수 주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다이모르포스 궤도가 약 1% 틀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돌 15일 전부터 준비 중이던 이탈리아 우주국의 큐브샛 ‘리시아큐브’가 소행성의 충돌 후 모습을 추적 촬영해 지구로 전송하기로 했다.
소행성 충돌에서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실제 소행성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행성 충돌은 공룡 대멸종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 등에서도 소행성 충돌을 피하기 위한 시도가 묘사됐다.
NASA는 지난 7년간 1000명 넘는 인력으로 DART 팀을 꾸려 소행성 충돌 연구에 매진했다. NASA는 이번 성공을 토대로 다음 행성 방어 임무까지 수행해 위험 소행성을 사전에 빠르게 탐지하고 막아내는 기술을 향상한다는 방침이다.
돈 바이어 미 하원 우주항공소위원회 위원장은 “지구가 소행성이나 다른 위험한 우주 물체와 충돌할 위험은 낮지만,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며 “오늘 임무는 역사적인 성공이며, 피해를 방지할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향후 핵심적인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