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뇌물 직원 퇴직금 논란에 "법 따랐을 뿐...불이익 줬다"

입력 2022-09-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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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5년 넘게 31명 뇌물 수수자에
25억 4000만원 퇴직금 지급해 논란
법령 따랐다 해명…"임의 감액 불가"
결국 퇴직금 규정 문제로 이어질 듯

▲지난 5월 13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가 14조 원 이상 적자에도 뇌물 수수 직원에게 퇴직금을 줬다는 논란에 관해 법에 따라 지급했다며 퇴직금 산정에 불이익을 줬다고 해명했다.

한전은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임직원이 중대비위행위로 해임 시 근로기준법 제2조, 제3조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조에 근거해 최저기준의 법정 퇴직금을 지급한다"며 "퇴직금을 법정 최저기준보다 적게 지급하면 법 위반이 되므로 임의 감액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은 산업부와 중기부 산하 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전에서 금품·향응 수수로 해임된 31명의 임직원이 25억 40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해임된 31명의 임직원이 받은 뇌물은 총 8억 3000만 원에 달했다. 이에 상반기에만 14조 3000억여 원의 적자를 본 한전이 비위 행위자들에게도 돈을 지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공정과 청렴을 외쳤지만, 실상은 부패·비위행위로 금전적 이득을 취해 해임된 자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났다"고 일갈했다.

한전은 퇴직금은 법대로 지급하되, 퇴직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줄여 실질적인 불이익을 줬다고 반박했다.

한전은 "중대비위행위자에 대해 성과급을 미지급하고 통상적으로 3개월 내외 직위해제 기간을 거쳐 해임하고 있어 급여상 불이익을 줬다"며 "퇴직금 산정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을 감소시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20% 수준 감액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전의 해명대로라면 퇴직금 지급 규정 자체가 문제가 있어 규정 변경에 관한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엄 의원도 "기관별로 퇴직금 지급에 대한 내부규정이 여전히 제각각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직 기강 확립 방안 마련과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통일된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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