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종로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경계, 흙으로부터: Boundary, From the Earth’ 간담회에 참석한 채 작가는 “모든 작가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화판에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한다”면서 “인간과 자연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흙에 본질적인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2003년 프랑스 유학 생활을 시작해 현재까지 파리에서 작업 중인 채 작가는 ‘익명의 땅’, ‘대지의 몽상’, ‘흙과 달’ 등 흙을 주요 소재로 한 다채로운 황토 빛깔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그의 작품은 파리시청, 세르누치 박물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채 작가는 “전시가 있는 곳의 흙을 사용해 작품에 표현한다. 그 문명의 현장이기 때문”이라면서 “개울만 건너도 점성, 색깔, 입자와 냄새까지 흙의 성질이 달라진다. 석회질이 많이 섞인 흙을 사용해 뿌옇게 표현된 시리즈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는 푸른색 물감을 활용하기 시작해 ‘물의 초상’, ‘4U’ 등 새로운 계열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늘 흙으로만 작업하는 채 작가에게 당시 어린 아들이 “땅 색깔이 파랗거나 빨가면 안 되느냐”고 물은 질문에서 시작된 변화라고 한다.
채 작가는 이날 프랑스에서 3대째 푸른 색 물감만을 만드는 장인의 안료를 어렵게 구해 사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물방울 화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 선생이 전속으로 있던 파리의 갤러리 보드앙 루봉이 2008~2009년께 추천서를 써줬다”면서 “내가 만든 자료(포트폴리오)를 보낸 뒤 심사를 받았고, 고액의 가격 지불하며 쓰고 있는 재료”라고 전했다.
‘경계, 흙으로부터: Boundary, From the Earth’는 오는 23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1, 2층에서는 ‘대지의 몽상’과 ‘흙과 달’ 등 흙과 관련된 작품을, 3층에서는 푸른 빛의 물감으로 작업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