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이슈] ‘스토킹범죄’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해도 검사‧판사가 32.6% 기각

입력 2022-10-04 09:59수정 2022-10-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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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조현호 기자 hyunho@

경찰이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도 30% 이상이 검사 불청구나 판사 기각으로 발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에 검거된 스토킹 범죄자 수는 모두 7152명이다. 이 중 경찰이 ‘구속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신청한 구속영장 신청건수는 총 377건이다.

377건의 구속영장 가운데 실제 발부된 건수는 254건(67.4%)으로, 30%가 넘는 123건(32,6%)의 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속영장 미발부 사유는 검사 불청구가 62건(16.5%), 판사기각이 61건(16.1%)으로 각각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미송치된 사건도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달하면서 스토킹 범죄자에 대한 실제 구속이 이뤄진 비율은 전체의 3.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불송치 이유 중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의 처벌불원이 1879건으로 전체 스토킹 범죄자 7152명의 4분의 1(26.3%) 수준을 넘었다. 이는 전체 불송치 건수(2577건)의 무려 73%에 달하는 수치다.

송치가 이뤄진 4554건 가운데 불구속은 4300건으로 전체 송치건수의 94.4% 수준에 달한 반면 구속은 254건으로 송치건수 대비 5.6%, 전체 검거자수 대비 3.5% 수준에 그쳤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못하는 비율이 30%에 달하고 실제 구속 비율도 저조하다는 점에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및 발부 인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차 가해나 보복이 두려워 ‘범죄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는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안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구속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접근 및 연락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석방제’ 등의 대책 마련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검찰 등 사법당국은 이번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의 우려가 높은 스토킹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라며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능동적 감시가 가능하도록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접근 및 연락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석방제 등 대책을 마련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 원칙, 피해자 보호가 조화를 이루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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