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혐의 결론 낸 차병원 등 5개사에 강제수사
관련자 추가기소 가능성…조만간 이재명 대표 조사도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4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현대백화점과 농협중앙회 성남시지부, 알파돔시티 사무실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관한 검찰의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달 16일과 26일 두산건설과 성남시청, 네이버, 차병원 등 30여 곳을 수색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현대백화점, 농협 성남시지부, 알파돔시티 등 7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낸 5개사 가운데 압수수색을 마친 네이버와 차병원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농협, 알파돔시티 등 3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마저 착수한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후원금 160억여 원을 유치하고 후원 기업에게 건축 인허가나 토지용도 변경 등의 각종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두산건설 외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제공한 네이버, 차병원, 농협은행,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 5곳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고 두산건설만 지난달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제3자 뇌물공여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26일 네이버와 차병원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엔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했다.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다. 경찰이 같은 달 13일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이 그보다 형량이 무거운 죄명을 적용한 셈이다.
이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달 30일 뇌물공여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 씨와 함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 씨에게는 당시 55억 원 상당 광고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성남시는 용적률과 건축 규모, 총면적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았다. 이를 통해 두산 측이 이익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경찰이 A 씨와 B 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과 더불어 16일 두산건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혐의가 특정된 A 씨와 B 씨를 1차 기소했다.
검찰이 지난달 26일과 이달 4일에 걸쳐 네이버와 차병원, 현대백화점, 농협, 알파돔시티 등 애초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본 다른 후원 기업들에도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관련자들의 추가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A 씨 등과 함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송치된 이 대표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