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한 전 단계인 '관찰 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WGBI 편입은 외국인들의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가입으로 월간 기준 6조 원, 1년간 최대 71조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국채 지수에 편입된 국가들의 공통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앞서 중국은 JP모간과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국채지수에 포함되면서 예상치(1400억 달러)의 1.4배에 달하는 1947억 달러가 유입됐다. 말레이시아는 2007년 7월 WGBI 편입으로 정부채권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이 8%에서 15%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멕시코 역시 2010년 WGBI 편입 후 이후 외국인 비중이 24%에서 30%로 증가했다.
특히 만성적 수요 부족을 겪던 국내 장기채 시장에 외인 수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 듀레이션(만기)은 평균 7.07년으로 짧은 편이다. 특히 지난달 기준 외국인들의 10~20년물 국고채 투자 비중은 3.2%로 매우 낮다. WGBI의 평균 듀레이션이 9.63년인 점을 감안하면 외인들의 듀레이션 WGBI 기준에 따라 장기채 선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수혜는 WGBI 편입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채권시장의 안정화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빛을 볼 수 있다. WGBI는 중장기적 호재임에 분명하나,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수급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강달러와 긴축 강화가 나타나는 현상도 외인의 국채 투자를 순상환으로 전환시킬 위험 요소다. 국회에 제출된 세법개정안 또한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WBGI 지수 편입이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