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가 재가동되면 신용융자 청산 물량의 악성 매물화를 방지할 수 있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안전판 역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증안펀드는 주가 급락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며 "금융당국의 선제적 조치는 시장 참여자의 불안한 심리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증안펀드는 2020년에 10조70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던 펀드를 재가동하는 개념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증안펀드가 만들어졌지만,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최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급락기 대표적 악성 매물로 작용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반대매매가 나갈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한 매물 증가가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2020년 팬데믹 공포 정점 시기로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5조 원, 코스닥 3조 원"이라며 "다른 주체의 매수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증안펀드 규모로 악성 매물 흡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서 외국인이 2020년 이후 평균 속도로 국내 증시 지분을 줄이고 다른 매수 주체가 없다면 (증안펀드의) 10조 원은 이를 두 달가량 받아낼 수 있는 규모"라며 "변동성 확대 국면을 지나면 밸류에이션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주체의 시장 진입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