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급 가격 두고 갈등 이어온 시멘트, 레미콘 업계 합의점 못 찾아 결국 공장 가동 중단.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비상대책공동위원장, 중소레미콘업체 등 내일 모여 셧다운 구체적 방안 논의
시멘트 가격 인상에 반발해 온 전국 중소레미콘업계가 오는 10일 조업중단(셧다운)에 들어간다. 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업계 1위 쌍용C&E까지 줄인상에 합류하면서 결국 셧다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건설현장에선 공기 지연 등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비상대책공동위원장, 중소 레미콘 업체들은 내일 모여 셧다운 기간과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단가 인상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셧다운이 확정됐고, 지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이같은 방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그간 대립각을 세워 왔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시멘트업계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4월 시멘트 단가를 20% 가까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시멘트 제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고효율 석탄) 가격이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폭등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레미콘업계와 시멘트 업계의 샅바싸움이 본격화 한 건 지난달 세번째 인상안이 통보되면서 부터다. 삼표시멘트가 지난 8월 시멘트 가격을 12% 가까이 인상한다고 통보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뒤이어 한일시멘트(15%), 성신양회(13.5%), 한라시멘트(14.5%)가 가격 인상안을 줄줄이 전달했다.
통상 시멘트업계는 가격인상안을 발표한 뒤 레미콘업계와 협상을 통해 인상률을 조정하는데 이같은 협의 없이 기습인상을 했다는 점에서 레미콘업계의 반발은 컸다. 무엇보다 7년 동안 유지됐던 톤당 7만5000원 시멘트 가격이 1년동안 무려 3번이나 인상되면서 40% 가까이 급등한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만이 폭발했다.
이달 초엔 시멘트업계가 국회를 찾아 원가 상승으로 시멘트업계가 한계상황에 놓였다고 호소하자 레미콘업계가 맞불을 놨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과 이성열ㆍ김영석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공동위원장 등이 지난달 26일 국회를 찾아 시멘트 단가가 올해에만 최대 35% 올라 원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시멘트사와 건설사 사이에서 가격협상력이 낮아 적정한 납품단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업계는 시멘트 담당 부처인 산업부에 원자재 단가 공개와 가격 인상 적정성을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양측이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사이 전날 업계 1위 업체인 쌍용C&E가 11월부터 적용될 인상안을 레미콘 업체들에 통보했다. 톤당 9만800원에서 10만4800원으로 15.4%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업계 1위 업체가 가격 인상에 합류하면서 아직 인상 움직임에 나서지 않은 아세아시멘트도 조만간 가격 밀어올리기에 합류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레미콘업계는 자신들의 호소에도 시멘트업계가 가격 인상을 이어가는 데 대해 무기한 셧다운밖에 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레미콘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면 전국 각지 공사 현장도 공사 중단 등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