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망치인 3.4% 크게 밑돌아
“긴축이 미국과 전 세계 성장 짓눌러”
8월 미국ㆍ독일ㆍ중국 무역수지 모두 후퇴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TO는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과 높은 에너지 가격, 전쟁 혼란 등을 이유로 내년 무역 성장이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전체 상품 수출입 물량이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월 제시했던 내년 전망치(3.4%)와 올해 전망치(3.5%)를 모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3%에서 2.3%로 하향했다. WTO는 “중앙은행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너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한다면 경기침체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TO의 전망 수정은 곳곳에서 경제성장 악화 징후가 나타나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켓워치는 “독일 무역 흑자는 지난 몇 달 동안 크게 줄었고 외부 수요가 둔화하면서 독일의 강력한 제조업 수출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공개된 미국의 8월 상품 수출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전월 기준 수출이 감소한 건 1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상품 수입도 1.5% 줄었다.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8월 수출 증가율이 7%를 기록해 7월 18%에서 둔화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의 경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는 다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2023년 전망이 매우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긴축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성장을 짓누르고 있고 유럽에선 높은 에너지 가격이 가계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 개발도상국은 식량 불안정과 부채 문제로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도 긴축에 따른 불안감을 전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번 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국의 도미노 금리 인상은 위험한 도박으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추가 긴축이 나온다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