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징계’ 이준석 앞에 놓인 수두룩한 변수들…그의 선택은?

입력 2022-10-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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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총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궁지에 몰렸다. ‘제명’보다 난감한 징계를 받아들었으나 이 전 대표가 윤리위를 상대로 법원에서 다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는 이 전 대표의 신변에 위협이 될 만큼 법리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당초 ‘양두구육’, ‘신군부’ 등 이 전 대표의 거친 발언을 핵심 징계 사유로 들던 윤리위는 가처분 신청도 여기에 포함시켰다.

이준석 ‘총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이유는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는 2024년 열리는 총선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의문을 자아낸다. 이 전 대표는 2024년 1월 8일 징계가 풀린다. 이는 같은 해 4월 10일에 열리는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이다. 통상 정당은 45일 전까지 공천 신청을 마무리한다. 이 전 대표에게 주어진 3개월은 본인의 의지나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총선 출마를 할 수도 있는 기간이다.

윤리위는 왜 애매한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내렸을까. 우선 이 전 대표의 활동 범위를 좁히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는 2030 남성 팬덤을 바탕으로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소속 의원들을 비판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런 장외 여론전에 여권 관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는 ‘골칫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천권을 쥔 당을 상대로 이 전 대표가 당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이양희 윤리위원장 임기가 1년 더 연장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가 징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징계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도 볼 수 있다. 당대표까지 했던 인사가 축출돼 신당을 창당할 경우 큰 부담이 된다. 지난 6월 48%를 찍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당 내홍이 시작된 이후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더라도 2016년 12월 새누리당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바른정당을 세운 이후 미래통합당이 창당될 때까지 약 3년 2개월 동안 보수정당은 갈라져 경쟁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참패를 당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당분간 숨고르기...국바세와 손잡고 창당?

(국회사진취재단)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예정인 책 출간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에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추진하려고 하던 온라인상 당원 소통 공간을 제가 직접 키보드를 잡고 프로그래머로 뛰어서 만들어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 앞에 놓인 변수는 많다. 내년 초 열릴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거취가 변할 수 있다.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을 쥔다면 이 전 대표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월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중요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9%를 기록하며 국민의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전 대표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다.

‘신당 창당’도 유효하다. 7일만 해도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적으면서 창당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창당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창당 계획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젊은 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는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자필 탄원서까지 보내며 그를 지지했다. 국바세는 서울 일대와 광주 등에서 토크콘서트를 열며 전국의 당원들을 규합하고 당의 책임 당원 격인 매월 회비를 납부하는 대의원도 모집하고 있다. 어엿한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국바세와 이 전 대표가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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