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패키지 등 ESG 외 IT 서비스로 사업 영역 확장
작년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6.7%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선호하던 교촌에프앤비(교촌F&B)의 운영방침에 일대 변화가 찾아왔다. 갑작스레 수백억 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을 늘리기로 해서다. 재원 조달의 목적이 신규사업과 운영자금 등에 있다고 회사 측이 밝힌 만큼 교촌F&B의 향후 투자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교촌F&B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45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했다. 이 중 45억 원은 단기한도대출 설정금액이며 실제 차입금은 500억 원이다. 교촌F&B는 금융기관에서 이를 전액 조달했다. 이에 따라 교촌F&B의 금융기관 차입은 95억 원에서 640억 원으로, 총 단기차입금은 98억 원에서 643억 원으로 각각 늘게 됐다.
교촌F&B는 2020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전부터 줄곧 안정적인 재무 기조를 견지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순조달금 481억 원 중 70억 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기도 했다. 차입금 일부를 해소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이자비용으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억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교촌F&B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69.8%에서 2020년 42.0%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36.0%로 더 낮아졌다. 동종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 반면 그리 크지 않은 이자비용 마저 절감함에 따라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 등을 차감한 세전계속사업의 이익률은 2018년 4.5%에서 2019~2021년 7%대 전후로 올랐다.
다만 이러한 레버리지 최소화는 성장을 위한 유동성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판교 신사옥을 비롯해 수제맥주 진출에 따른 유형자산 취득으로 사내 보유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이번처럼 단기차입이 불가피해졌다. 교촌F&B는 작년 판교 신사옥 신축에 217억 원, 수제맥주 유형자산 취득에 113억여 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2020년 400억 원을 웃돌던 현금성자산 및 유동금융자산은 올해 상반기 167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교촌F&B가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는 것은 신규사업과 이와 관련한 운영자금 조달의 목적 때문이다. 교촌F&B는 차입에 앞서 IT 솔루션 스타트업 ‘푸드대시’에 지분 및 공동 개발 투자 방식으로 4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투자를 통해 국내 음식료 스타트업을 발굴함과 동시에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한 독자적 IT 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차세대 주문앱 서비스 개발에 10억 원을 투자한다.
교촌F&B 관계자는 “신규사업으로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친환경 패키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F&B 스타트업을 발굴함과 동시에 교촌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IT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시일이 지나야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대외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며 상장사다 보니 공시를 해야 하는 애로가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