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 커진 편의점 경기↓
슈퍼마켓, 마트ㆍ편의점 사이서 고전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매유통업체'의 경기전망 지수가 연속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2020년 2분기 이래 최저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 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3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올해 4분기 전망 지수는 73에 머물렀다. 2002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코로나 충격이 시작된 2020년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전망치다.
대한상의는 “고물가ㆍ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돈 가운데, 백화점(97→94)은 상대적으로 선방이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백화점 고객층은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변화에 비교적 둔감한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 수요 증가, 가을 할인행사 및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대형마트(76)와 △편의점(60) △슈퍼마켓(48)은 다음 분기에 대한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먼저 대형마트는 고물가ㆍ고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산층 고객층이 많아 고객 수 감소와 객단가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편의점(103→60)은 업태 중에서 지수 하락 폭(43p)이 가장 컸다. 3분기에는 리오프닝과 여름 특수를 누렸지만 4분기가 편의점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건비 상승과 편의점 간 경쟁 심화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슈퍼마켓(51→48)은 업태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데믹으로 근거리 소비가 감소하고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80) 역시 본격적인 일상회복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가 늘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0.2%) △비용 상승(18.6%) △상품매입원가 상승(16.4%) △소비자물가 상승(16.0%) 등이 차례로 꼽혔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5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기부양(16.2%) △가성비 좋은 상품, 서비스 확대(9.4%) △가격할인, 판촉행사 확대(6.0%)가 그 뒤를 이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면서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쇼핑 행사 등을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주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