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도시 곳곳에 발생한 미사일 공습이 이틀 전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우크라이나 측이 크림대교 폭발 사고와 유사한 일을 또 저지르면 더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은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의지를 피력했다. 주요 7개국(G7)은 내일(11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으로 긴급 회담을 갖기로 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며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쿠르스크 원전에 3차례 공격을 가했고 러시아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튀르기예로 이어지는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에 대한 미사일 공습에 대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이는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며 “EU로부터 추가적 군사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G7과 11일 긴급 화상회담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해 이같이 합의했다면서 “11일 회동에서 직접 공습 피해 상황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15분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미사일 공습으로 큰 폭발이 최소 10차례 일어나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제2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 등 다른 주요 도시에도 미사일이 떨어져 에너지 시설 등이 파괴되는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