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서홍서 양은 올해 2학기부터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 마련한 진로탐색 교과목 ‘인류와 우주대항해시대’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가 정한 교과목이 아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수업을 직접 선택했다. 주 1회씩 16주간 이론 및 체험 교육에 참여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의 일환이다.
11일 여성가족부는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와의 긴밀한 연계를 위해 부처 산하 청소년 기관의 우수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 양이 듣고 있는 국립청소년우주센터의 교육과정과 유사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연계 프로그램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이혜정 여가부 활동안전과 과장은 “교과서에 활자로 표현돼 있는 지식을 체험이나 활동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청소년이 자신의 진로를 조금 더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정책 취지를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밖에서 대면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가 줄어든 만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체험 활동을 더 활성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고교학점제와 연계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갖춘 국공립 청소년 기관의 프로그램은 130여 개다. 주된 교육 분야는 과학정보, 진로 탐색, 리더십 함양 등이다.
다만 이 같은 프로그램이 고교학점제와 최종적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교과목의 각 단원에 맞는 내용 개발, 자격을 갖춘 교사 고용, 품질 높은 교육자료 준비 등 실무적인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장은 “교육부, 교육청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가부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유학년제 이수 과목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중간·기말고사 대신 토론, 실습, 진로 체험 등의 교육을 받게 하는 자유학년제 수업으로 현재 전국 800여 개 청소년수련시설이 운영 중인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상 및 웹툰 제작, 3D프린팅, 제과제빵, 바리스타 교육 등 학교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진로 체험을 제공한다.
여가부는 일선 중고등학교가 교육계획을 수립하는 매년 1~2월을 기점으로 여가부 산하 청소년 기관의 우수 프로그램 계획을 제공해 학교 교과과정과의 연계율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