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계감 정도가 상단 저지요인…미 CPI 주목 속 이번주 1450원 열어둬야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폭등했다. 2년7개월만에 최대폭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지정학적불안감, 위안화 약세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수급적으로는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 내지는 실수요측 매수세가 이어졌다. 반면, 네고(달러매도)는 거의 없었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었지만 힘을 쓰진 못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하락재료가 없다고 진단했다. 당국 개입정도가 상단을 지지할만한 요인이나, 오늘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번주로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번주 1420원을 하단으로 14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대비 22.8원(1.61%) 급등한 1435.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9일(1438.9원) 이후 최고치며, 2020년 3월19일(+40.0원, +3.21%) 급등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장중엔 1438.1원까지 치솟아 역시 전달 29일 장중 기록한 1439.9원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1428.0원에서 출발한 원·달러의 장중 저점은 1426.1원이었다.
장중변동폭은 12.0원에 달했다. 이달들어 5거래일 연속 두자릿수대 변동폭이며, 8월31일 이후 불과 8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두자릿수대 등락을 기록했다.
역외환율은 급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428.2/1428.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6.6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정학적 불안과 함께 달러인덱스 상승을 따라가는 분위기였다. 증시도 좋지 않았다. 최근 며칠 하락한데 따른 반발매수도 있었다. 1400원 이하로 내려가기 어렵다는게 확인되면서 실수요 업체들의 매수세도 있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도 야금야금 있었지만 힘을 받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주 미국 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 원·달러가 하락할만한 재료가 없다. 당국 경계감 정도가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라며 “이번주 1420원대는 지켜낼 것 같다. 1450원을 열어놓고 대응해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국 긴축기조가 확인되면서 달러화가 강했다. 위안화 약세도 컸다. 장중 상승에 대한 경계감도 있었지만 워낙 달러화 강세가 쎘다”며 “위쪽에서는 네고가 나올 물량이 없다. 비드 강세 추세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강세를 잠재울 이벤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주 원·달러는 1450원까지는 열어두고 봐야할 것 같다. 하단은 1420원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0.04엔(0.03%) 상승한 145.76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5%) 하락한 0.9689위안을 역외 달러·위안(CNH)은 0.034위안(0.47%) 상승한 7.1879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0.77포인트(1.83%) 급락한 2192.07에, 코스닥은 28.99포인트(4.15%) 추락한 669.5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993억89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646억3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