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옛말…대마 직접 재배한 러시아인, '징역 3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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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일종인 향정신성의약품 LSD 밀반입과 대마를 재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인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국내 마약 사범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마약청정국’은 옛말이 된 가운데 통관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A(24)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올해 1월 국제 통상우편으로 LSD 51매를 은닉해 경기도 안산시로 들여오다 적발됐다. LSD는 모두 압수돼 국내에 유통되진 않았다. 2월 중순에는 지인과 대마를 흡입했으며 직접 대마 재배에도 나섰다. 주거지에서 실내 식물재배용 텐트와 화분, 전자온도습도계, 환풍기구 등을 갖추고 화분에 대마를 재배했다.

LSD 밀반입과 대마 재배 등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반성문을 5차례 제출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지만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마약류 수입 범행은 마약 확산과 추가 범죄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공범들과 공모해 LSD를 수입하고 대마를 재배하거나 2회 흡연한 것은 범행 경위와 횟수, 취급된 마약류 양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씨는 형이 무겁다면서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형의 집행까지 유예한 것은 그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항소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마약 밀반입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지난해 마약 압수량은 1295.7㎏으로 2020년 320.9㎏과 비교하면 303.8%나 증가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2339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2020년(1958명)보다 19.5% 늘었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8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504명, 베트남 3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외국인 마약 사건은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공급책도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와 재판 모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사범을 붙잡고 처벌하는 것보다 통관 기능을 강화해 유입 경로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밀반입을 줄이는 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