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직속기구 이용해 올드보이 부활…김문수·김관용 이어 나경원

입력 2022-10-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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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직속 기구 인선을 이용해 여권 ‘올드보이’들을 부활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1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에 나경원 전 의원을 인선해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와 함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에는 윤 대통령과 사적 인연이 깊은 석동현 변호사가 맡게 됐다.

저출산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인 직속 기구로, 부위원장이 사실상 수장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여러차례 하마평에 오르며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나 전 의원이 결국 기용된 것이다.

전직 4선 중진 의원인 나 전 의원은 최근 당권주자로 주목받았다. “차기 당 대표는 윤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며 대선 때부터 이어온 친윤(윤석열) 행보를 보였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부활시킨 세 번째 올드보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김관용 전 경북지사를 임명한 바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2월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민과 원팀' 경기도 수원 집중 유세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세 인사는 모두 보수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김관용 전 지사는 보수색이 짙은 지역인 TK(대구·경북)의 대표적 인물이고, 김문수 전 지사는 전광훈 목사 집회에도 참여하는 등 극렬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행보를 보여 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저지하려 극렬히 저항해 보수층 사이에서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저조한 지지율 탓에 지지층 결집이 절실한 상황을 고려한 인선으로 읽힌다.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중도층을 고려한 인선을 할 경우 보수층의 반발로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어서다.

다만 보수층만을 고려한 인선으로 인한 부담도 예상된다. 김문수 전 지사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전 대통령)은 총살감”이라는 논란의 발언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매카시즘(미국 반공산주의) 이미지가 고착화될 경우 향후 중도확장에 장해가 될 수 있어서다.

대통령실도 김문수 전 지사에 관해서는 사실상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전 지사가 스스로 설명할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김문수 전 지사는 노동현장을 잘 아는 분으로 제도나 이론에 해박한 부분도 있지만 1970~1980년대 실제 노동현장을 뛴 분이라 진영과 관계없이 노동운동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고 현장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 인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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