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스틴ㆍ실리콘밸리 등에서 채용설명회
파운드리 연평균 13.4% 성장…관련 인력 채용 사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가 3분기 삼성전자를 꺾고 세계 반도체 매출 첫 왕좌를 차지하면서 양사의 북미 인력 쟁탈전도 심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점유율을 놓고 샅바 싸움이 예고된 만큼 채용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7일 TSMC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TSMC는 엔지니어 및 기술자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채용 분야는 공정ㆍ프로세스ㆍ장비 엔지니어 등으로 채용된 인력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근무한다. 이달 초부터 TSMC는 이곳에서 근무할 IT 기술자, HR 분석가 등을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채용 공고를 연이어 올렸다.
TSMC가 채용에 나선 것은 신공장 건설과 함께 전문 인력 확보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TSMC는 12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새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TSMC의 반도체 공장이 대부분 대만에 있는 만큼 생산 거점을 다각화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해외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며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한 것도 작용했다.
TSMC는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지난달 ‘2022 TSMC 테크니컬 토크’를 온라인 행사로 처음 개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석ㆍ박사 등 이른바 ‘고급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행사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장 채용설명회인 ‘글로벌 탤런트 리쿠르먼트 트립’을 열고 경영진이 직접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미국 현지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해 채용설명회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등에서 석ㆍ박사급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지역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미국 주요 지역에서 잇따라 채용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TSMC와 마찬가지로 신공장 건설에 따라 반도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2조 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은 파운드리 공장 건설 필수 인력인 공조ㆍ가스 설비 운영 매니저, 유지관리 매니저를 채용하는 등 다수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삼성전자는 5년 뒤 파운드리 매출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전문 인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지난해 매출을 187억9300만 달러(26조9378억 원)로 추정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는 5년 후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을 약 600억 달러(약 86조 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986억 달러에서 2025년 1456억 달러로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상시적으로 비공개 채용설명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최근 반도체 인력이 부족한 만큼 사업부장들이 직접 학교에 찾아가는 등 향후 채용 관련 행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