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성폭력 피해자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일부 공개됐다.
박 전 시장 유족을 대리했던 정철승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SNS에 포렌식을 통해 복구된 SNS 문자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에서 A 씨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박 전 시장은 “그러나 저러나ㅜ 빨리 시집가야지 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답한다. 그러자 A 씨는 “ㅎㅎㅎ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고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 했고, 이 사건 전까지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부하직원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인이 거리를 두지 못한 게 치명적인 실수였다”라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 성희롱 사건을 다룬 ‘비극의 탄생’을 쓴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정 변호사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그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라며 힘을 보탰다.
손 기자는 “여성 단체와 인권위에 묻겠다.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왜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텔레그램이 공개되면 A씨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까 봐 박 시장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사건을 덮을 심산으로 비공개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박 전 시장 유족은 인권위의 이러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당초 1심 선고는 내일(18일)이었지만 다음 달 15일로 연기됐다. 소송을 대리하던 정 변호사는 지난 1월 유족 뜻에 따라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