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가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지속적인 구매력 향상 등 대표적인 글로벌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18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서 꾸준히 현지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의약품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이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국에 따르면 화학·의약·전통 의약품 산업의 총생산은 147억8000만 달러(약 20조 원)로 집계돼 식음료 산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요에 생산이 미치지 못해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2016년부터 10년에 걸쳐 의약품·의료기기 산업 육성 계획을 진행하면서 의약품과 원료, 의료기기를 자체 생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시장에 주목한 국내 제약사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2012년부터 현지기업 인피온과 손잡고 2014년 대웅인피온 공장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에포디온(적혈구생성조혈제)·이비에프(상피세포성장인자) 바이오의약품 사업, 대학 연계 공동연구소 운영 등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올해 4월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niversity of Indonesia, UI)에서 열린 투자포럼에서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의 거점 국가로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글로벌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바이오, 제제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 우수 인재와의 협력 강화 계획 등을 강조했다.
종근당도 현지 제약사 오토(OTTO)와 협력해 2015년 합작법인 'CKD-OTTO'를 세웠다. 자카르타에서 50㎞ 떨어진 치카랑 산업단지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9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Halal) 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의약품의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다.
이 공장은 전체면적 1만2588㎡ 규모로 연간 16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은 이곳을 20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 국가로 진출하는 거점으로 낙점했다. 지난해에는 할랄 인증 항암제의 3200만 달러 규모 알제리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마다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 항암제 시장은 물론 글로벌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합작법인 및 공장을 설립했다"면서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바이오기업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지바이오는 올해 2월 발리에 현지법인 '시지바이오 네오리젠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이를 발판으로 메디칼 에스테틱 제품과 의료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시술을 제공하는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을 운영하고 자사 제품도 현지에 공급·유통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선진 의료수준과 관광자원을 융합한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단 포부다. 또한, 적극적인 현지 투자를 통해 줄기세포 연구실과 공장 등을 설립하고, 의료기기 할랄 인증을 받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허브로 삼을 계획이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연내 에스테틱 클리닉 오픈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에스테틱 의료기기부터 시작해 골대체제 '노보시스'까지 할랄 인증을 확장해 관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