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셧다운 기업 이미지도 하락 중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경영 전환키로
김범수 센터장, 24일 국감 출석 입장 전달
올해 초 카카오는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한차례 내홍을 겪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남궁훈 대표를 적임자로 지목했다. 올해 3월 카카오 대표로 취임한 남궁훈 대표는 주가 15만 원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7개월 만에 카카오 장애 사태로 인해 물러나게 됐다.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되면서 카카오는 올해만 2번의 대표이사 사임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1월에는 류영준 대표 내정자 선임과 관련된 잡음이 나오자 당시 여민수 공동대표는 책임감을 나타내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김범수 센터장이 카카오의 중심 그룹 수장으로 지목할 정도로 ‘믿을맨’이었지만 2명 모두 악재를 만나며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그는 올해 7월 각자대표로 선임돼 100일이 채 되지 않았다. 카카오 창립 이후 최대위기라는 평가 속에서 김범수 센터장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궁훈 대표는 김범수 센터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게임 창립멤버인 그는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 엔진 대표 등을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 게임회사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지난해에는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을 이기도 했다.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 대표였던 그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공동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비욘드 모바일)을 준비하는 조직으로 김범수 센터장이 직접 설립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카카오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기구의 공동 센터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자리였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남궁 대표는 올해 1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카카오 단독대표로 내정됐다. 김범수 센터장이 위기의 카카오를 바로잡아줄 적임자로 지목한 것. 남궁 대표는 3월 주주총회 이사회에서 공식 대표로 선임되기 전부터 직원들과 만나며 대표 내정자로서 소통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 장애 사태로 인한 책임론은 피해갈 수 없었다. 화재 발생 이후 5일째인 이날 서비스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이용자 신뢰성이 하락했고 정부에서도 관련 법령 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의 위기에 김범수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진행한 카카오 서비스 장기 먹통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범수 센터장에 대해 “그는 지금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엇다. 이번 카카오 사태는 카카오의 현재 경영 문제일 뿐, 창업자의 경영 개입은 관련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현재 사고에 대한 문제는 비상대책위원장인 제가 전권을 갖고 있다”며 역할을 분명히 했다.
남궁훈 대표와 홍은택 대표가 각자대표로 전환한 것은 ESG 경영과 서비스·비즈니스 사업 부분을 분리해 성장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김범수 센터장은 이와 별개로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 선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이번 사태와 연관이 아예 없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회에서도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묻고자 김범수 센터장을 국정감사에 세운다. 오는 24일 진행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