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Price Cap)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다만, 실효성이 어떻든 우리 경제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최근 가격 상한제 가격에 대한 논의가 60달러 선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는 반면, 러시아의 정치적 유인에 따른 감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달 14일 미국 및 유럽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77명 중 69%는 러시아 수입을 감소시키고, 54%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하버드대 등 미국 주요 경제학자 17명은 최근 미 재무부에 가격상한제 지지 서한을 보냈다.
앞서 지난달 3일 G7은 러시아의 원유판매 수입이 우크라이나 전쟁 재원으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동시에 글로벌 원유공급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발표했다. 이는 12월5일 발표 예정인 EU의 러시아산 원유 해상수입 금지조치가 원안대로 이행될 경우 글로벌 원유공급 감소로 시장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는 성격이다.
김형석 한은 국제종합팀장은 “원유 가격상한제를 러시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긍정적 입장이 있는 반면, 푸틴의 반발 등 러시아가 자존심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타격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도 어느 순간 순응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이어 “12월5일까지는 시간이 있다. 이런저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출렁이면서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며 “가뜩이나 유가가 최근 하락하다 공급이슈로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유가의 상방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겠다. 또,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