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전직 대표이사 등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과 관련, 애경과 SK케미칼 등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1000만 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양 법인과 전직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24일 개최된 전원회의를 통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애경산업,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등 3개사에 공표명령, 광고삭제 요청명령 등 시정명령과 함께 애경과 SK케미칼에 각각 7500만 원, 35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애경 등 3개사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거짓·과장해 광고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애경 법인과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SK케미칼 법인과 홍지호, 김창근 전 SK케미칼 대표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가 최근 다시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한 조사를 착수한 배경에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었다. 공정위는 2016년 관련 사건을 처리하면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인터넷 신문기사 3건은 처분시효 도과 등의 이유로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는데, 헌재는 이를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은 긴밀하게 상호 협의 하에 CMIT·MIT 성분을 함유한 이 사건 제품을 개발하고, 각자의 상표를 제품명에 반영해 2002년 10월 솔잎향과 2005년 9월 라벤더향 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애경은 해당 제품이 '인체에 무해한 항균제를 사용한 것이 특징',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온 가족의 건강을 돕는다' 등 인체에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와 같은 내용이 인터넷신문 기사를 통해 광고돼 소비자들에게 전달됐다.
공정위는 가습기메이트 제품의 인체 무해성·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실증된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인체 위해 가능성이 있음에도 애경과 SK케미칼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제품인 것처럼 광고한 행위가 객관적․합리적 근거 없이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것으로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남동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이번 조치는 헌법재판소의 위헌확인 결정에 따라 신속하게 사건을 재조사해 제품의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실증 및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성 물질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 안전, 무해하다고 광고한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한 것"이라며 "향후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이 강화돼 소비자 피해가 예방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