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대비 반도체 영업익 반토막
투자규모 오히려 키워…올해 54兆 집행
시장경쟁력 강화 위한 첨단 기술 투자
‘메모리 혹한기’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매 분기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오던 반도체가 크게 쪼그라들면서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4분기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삼성전자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76조7817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39% 급감한 10조852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DS(반도체) 부문’은 3분기 매출 23조200억 원, 영업이익 5조12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조700억 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올해 2분기에도 DS 9조9800억 원이었다.
올해는 높은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의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하는 데다 고객사들이 쌓인 재고 소진 전략을 펼치면서 메모리 수요 부진 및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반도체 매출 23조200억 원 가운데 메모리 매출은 15조2300억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메모리 매출(20조8300억 원)보다 27% 감소한 수치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지속적인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 공정의 매출 기여 확대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업계는 ‘반도체 혹한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 축소와 생산량 감축 등의 허리띠 죄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고 오히려 시설투자도 늘린다는 입장이다.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액은 12조7000억 원으로 DS 부문 11조5000억 원, SDC 5000억 원 수준이었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약 54조 원(DS 47조7000억 원, SDC 3조 원)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과 2020년 시설투자액은 각각 약 48조, 38조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3, 4기 인프라와 중장기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등 중장기적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 기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된다”며 “올해 평택 공장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면서 시설투자(캐펙스)는 원화 대비는 증가하지만 달러 대비는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부사장은 “이달 초 테크데이에서 인위적인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내년 데이터 센터가 증설되고 DDR5 D램 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쉘 퍼스트’ 전략을 펼친다. 이는 클린룸을 먼저 지은 뒤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