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클레이시티’마저 체인 변경 찬성 52%로 가결…“체인 신뢰성 잃었다”
클레이튼, ‘클레이’ 가격 부양과 함께 다음달 3일 AMA 진행…비전 제시해야
클레이시티가 결국 클레이튼 생태계를 떠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생태계를 떠난 ‘메타콩즈’와 이전을 결정한 ‘클레이시티’ 외에도 여러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들이 탈(脫)클레이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운영사 크러스트와 클레이튼 재단이 행동에 나서면서 ‘클레이’ 가격이 소폭 상승하며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이번 클레이시티의 이전 결정을 계기로 다시 탈클레이튼 바람이 거세게 불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의 자회사 크러스트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한 NFT 메타버스 프로젝트 ‘클레이시티’는 지난 14일부터 체인 변경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했다. 제안자는 “클레이튼은 더 이상 신뢰성 있는 운영 및 체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라면서 “멀티체인이 아닌 타 체인으로 변경 및 마이그레이션을 요청한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체인변경을 통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지만, 가장 시급한 건 탈클레이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클레이시티는 지난 9월 19일 법인명을 클레이시티에서 ‘메타시티’로 변경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28일 오전 0시 8분께까지 진행된 투표는 찬성 약 52.1%로 통과됐다. 특히 일각에선 운영사인 크러스트의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이 157만 개의 반대표를 던졌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라, 사실상 대부분 홀더들은 탈클레이튼을 찬성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표 결과가 향후 프로젝트 팀의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메인넷 이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과거에도 탈클레이튼 사례는 있었다. 클레이튼의 대표 프로필사진(PFP)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 역시 약 96.7%의 홀더들의 찬성으로 지난 5월 이더리움으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메타콩즈는 클레이튼 생태계가 국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글로벌 진출이 어렵다는 게 체인 이전의 중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수 선미를 모티프로 한 NFT 프로젝트 ‘선미야클럽’도 체인 이전에 대한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미야클럽은 지난 17일,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계획 없는 피난이나 분위기에 휩싸인 충동적인 결정보다는 유불리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라면서, “체인보다는 선미야클럽과 생태계를 중심으로 평가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프로젝트가 당장 체인을 이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불리’에 따라 체인 이전은 언제든 추진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클레이튼은 최근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클레이’의 가격을 회복하는데 힘쓰는 중이다. 지난 24일 블록 보상 축소 결정과 재단 바이백 및 소각 등을 연달아 공지했다. 또한, 27일에는 조슈아 크러스트 유니버스 대표가 공식 텔레그램 방에서 1년간 급여와 사비를 들여 클레이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슈아 대표는 홀더들에 진전성을 호소하기 위해 개인 지갑 주소까지 공개했다.
이후 클레이 가격은 상승세를 타, 28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35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인 21일 최저 178원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거의 2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홀더들은 크러스트의 뒤늦은 대응을 비판하면서도, 우선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운영사인 크러스트와 클레이튼 재단의 방만한 운영과 기준 없는 무분별한 투자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클레이튼성장펀드(KGF)의 투자 기준 재정립과 프로젝트 투자 시 지급되는 클레이의 락업 기간 설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홀더들은 이전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KGF 무분별한 클레이 투자가 가격 하락과 생태계 붕괴의 원인이라고 지적해 온 바 있다.
이에 클레이튼은 다음 달 3일 오후 7시부터 트위터에서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한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클레이튼 생태계 지원과 활성화 정책 등 공유하고 커뮤니티와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AMA에서 클레이튼이 변화된 정책과 미래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탈클레이튼 바람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관계자는 “프로젝트가 빠져나간다는 것은 해당 프로젝트의 가치가 높을수록 메인넷에는 큰 타격”이라면서 “좋은 프로젝트가 많으면 다른 좋은 프로젝트들이 합류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생태계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인 가격 부양책 등은 단기적 대책으로, 생태계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고 결국에는 한계가 있다. 자금을 무한정 사용할 순 없기 때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메인넷이 비전을 제시하고, 좋은 프로젝트를 유치하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격 부양뿐 아니라 양질의 프로젝트를 유치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탈클레이튼 바람을 잠재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