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자이언트스텝'에도...유로-달러 '패리티' 붕괴된 이유

입력 2022-10-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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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삐 풀린 물가를 잡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2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9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25%에서 2.00%로, 예금금리는 1.5%로 올라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ECB는 7월 빅스텝(0.5%포인트)을 밟으며 금리인상에 속도를 냈다. 물가가 무섭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9.9% 상승해 5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인상이 몰고 올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꺾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을 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금리인상 결정 배경이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빠른 금리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고 경제회복을 북돋우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 속도와 정도를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라가르드의 이 발언에 주목했다. ECB가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지만 향후 속도 조절론에 힘이 실렸다.

반다 리서치의 전략가인 비라이 파텔은 “ECB는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 변경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며 “ECB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금리인상 사이클 차단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장과 시장 요인을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CB의 양적 긴축 논의가 부족했던 점도 비둘파적으로 간주됐다. ECB는 보유 중인 유로 채권을 언제 얼마나 줄일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그 여파로 채권 시장이 랠리를 보이며 유로화 가치도 하방 압력을 받았다.

ECB의 매파 기조가 다소 누그러들었다는 판단에 유로화 가치는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ECB 금리인상 발표 이후 파운드당 0.9972달러까지 하락해 패리티(1유로=1달러)가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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