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재유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재유행이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량백신 접종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92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날보다 937명, 1주일 전인 지난 21일보다는 1만1189명 늘어난 규모입니다.
코로나19 유행세를 가늠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09로 나타나 2주 연속 1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이 지수가 1을 넘기면 ‘유행 확산’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동절기 재유행(7차 유행)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시기는 다음 달로 예측됩니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지난 24일 “현재 유행의 저점이 높은 상태여서 국내 코로나19 7차 대유행은 11월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재유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 재유행의 특성은 오미크론 변이나 오미크론 하위 변이 등 기존에 유행을 주도했던 새로운 변이의 대규모 확산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특정 변이의 우세화로 인한 재유행이라기보다는 겨울철 늘어난 실내 생활, 거리두기 해제 후 인구 이동 및 활동량 증가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방역당국은 재유행을 앞두고 개량백신 추가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습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 7차 유행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내린 결정입니다.
개량백신 사전 예약 첫날인 지난 27일 신규 예약자는 오후 5시 기준 9만824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모더나 2가 백신이 6만6264명으로 가장 많고, 화이자의 2가 백신 2종이 각각 2만520명, 1만145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개량백신 접종이 감염을 예방하고 위중증으로 가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 대한 피로감이 높고, 접종에 따른 마땅한 유인책도 없는 상황에서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만 60세 이상을 살펴봐도 동절기 접종 시작 이후 보름간 인구 대비 4.6%만 접종에 참여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까지 우려되는 미국도 개량백신 접종률은 6%에 불과해 방역 대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동절기 추가접종에 활용되는 개량백신은 3종으로, 모두 mRNA 백신입니다. 오미크론 변이(BA.1)를 타깃한 모더나 2가 백신과 화이자 2가 백신, 오미크론 하위 변이(BA.4·5)를 타깃한 화이자 2가 백신 가운데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백신의 종류에 연연하기보다는 접종 가능한 백신을 적기에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BA.1 대응 백신과 BA.4·5 대응 백신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자료는 아직 부족한 상황”며 “현재 접종 가능한 백신을 가장 조기에 맞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구분을 두지 않고 개량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BA.4와 BA.5 변이의 유행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 변이를 타깃한 백신만 접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긴급사용 승인된 화이자의 BA.4·5 대응 백신은 쥐를 이용한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BA.4·5에 대한 중화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주를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백신보다 2.6배 높았습니다. 모더나의 BA.1 대응 백신은 BA.5에 대한 중화능이 초기주 기반 백신보다 1.69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습니다.
mRNA 백신 접종 금기·연기 대상자이거나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인 노바백스 백신이나 국내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