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 복잡해진 연준, 물가 오르는데 기업 실적은 부진

입력 2022-10-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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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PCE 가격지수 6.2% 상승
연준 목표치 2%와 여전히 큰 격차
기업 3분기 실적은 줄줄이 전망치 밑돌아
"실적 부진 나쁜 소식이나, 연준 막는 필요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회의 도중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미국)/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을 중심으로 긴축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최근 잇따라 보고된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을 놓고 연준이 더 고민에 빠지게 됐다. 공격적인 긴축에도 물가는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커지는 양상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 상무부는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6.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8월과 상승 폭이 같지만,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고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5.1% 올랐다. 전체 지수와 마찬가지로 연준 목표치와 거리가 있을뿐더러 8월 기록한 4.9%보다도 높았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데이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연준이 내달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또 한 번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함으로써 수요를 냉각시키고 인플레이션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다음 주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 자이언트스텝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일부 지표에 따라 0.75%p 인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시간대에서 소비자심리지수 설문을 담당하는 조앤 슈 경제학자는 “이달 미국 내구재 수주 업황 전망은 전년 대비 19% 악화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정책 대응, 전 세계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고 소비자 관점은 경기침체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11월 0.75%p 인상을 점친 데이코 이코노미스트 역시 “급격하게 높아진 금리와 인플레이션은 기업 심리를 약화하고 기업들에 신중한 고용과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어두운 경제 상황은 소비자 부문을 넘어 더 넓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시즌 부진이 연준의 추가 긴축을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적 부진이 수요 냉각으로 받아들여지면 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약 25%가 시장 전망치에 미달하는 순이익을 내놓은 것으로 집계됐다. S&P500 기업의 3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도 5월 9.7% 증가에서 지난주 2.5% 증가로 낮춰졌다.

B.라일리의 아트 호건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건 버그가 아닌 기술적인 부분”이라며 “그 누구도 나쁜 소식이 희소식이 되는 세상에 살고 싶진 않겠지만, 우린 시가총액이 큰 S&P500 기업 중 일부로부터 나쁜 소식을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 인상이 효과를 내면서 경제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펜하이머앤코의 존 스톨츠퍼스 수석 투자전략가 역시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것(실적 부진)을 필요악으로 여길 수도 있다”고 짚었다.

기업 실적 부진이 연준 긴축 속도조절론에 한층 힘을 실어 시장에 오히려 좋은 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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