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빠가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티브 블레시는 두 달 전 한국으로 유학을 간 아들 스티븐(20)에게 “네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알고 있다. 안전하게 다녀라”라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아들의 대답은 없었다. 대수롭지 않게 아내와 쇼핑하던 중 동생에게 연락을 받았다. ‘한국의 상황을 알고 있느냐’며 아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였다.
걱정이 된 블레시는 아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후 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티븐은 이날 15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 이날 사고로 스티븐을 포함해 미국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사고가 일어나기 30분 전에 보냈던 ‘안전하게 다녀라’라는 메시지는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였다. 블레시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억 번을 동시에 찔린 것 같았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평소 국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스티븐은 지난 8월 한국 땅을 밟았다. 얼마 전 중간고사를 막 마친 스티븐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 밤을 보내기 위해 외출을 할 것이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고 한다.
블레시 “스티븐은 모험심이 강하고 외향적이며 다정한 성격이었다”며 “그를 잃은 것을 견딜 수 없다”고 슬퍼했다.
한편 이번 참사로 숨진 미국인 중 또 다른 한 명은 켄터키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앤 기스케(20)로 알려진다. 그 역시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