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E버거 버거 평균가 1.3만원vs슈퍼두퍼 1.2만원vs쉐이크쉑 0.9만원
‘오바마 버거’로 유명한 굿스터프이터리(GSE)가 철수한 다음날 강남대로 반대편에는 공교롭게 슈퍼두퍼가 문을 열었다. 슈퍼두퍼는 GSE버거처럼 프리미엄 버거를 표방하며 가격대가 겹친다는 점에서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bhc그룹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 미국 서부지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인 ‘슈퍼두퍼’의 글로벌 1호점인 강남점을 공식 오픈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bhc그룹이 선보인 ‘슈퍼두퍼’는 미국 지역 외에 세계 최초로 오픈하는 해외 첫 매장이다.
슈퍼두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로 미국 현지 고객 및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육즙 가득한 내추럴 비프 패티와 스페셜 메이드 번으로 맛의 차별화를 보이고 있으며, 슈퍼두퍼만의 미국 현지 스페셜 슈퍼 소스 사용, 직접 담근 피클, 신선한 원재료 사용으로 슬로우 푸드 가치를 담아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bhc그룹은 슈퍼두퍼의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미국 현지 비프 패티 원료육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회사 R&D 연구원이 직접 미국 현지 패티 공장을 방문해 패티 가공 기술을 전수받았다.
bhc그룹 관계자는 “오랫동안 기다린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쥬이시한 프리미엄 수제버거 슈퍼두퍼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슈퍼두퍼 강남점 오픈으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수제 햄버거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두퍼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은 2010년 1조3892억 원에서 2014년 2조982억 원, 2019년 3조256억 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또한 2025년에는 3조9475억 원으로 늘어, 4조 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다. 하지만 호락호락한 시장은 아니다. 전망이 좋은 만큼 수제버거와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가세로 경쟁자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화그룹 오너 3세인 김동선 한화솔루션 전무의 주도로 ‘쉐이크쉑’과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파이브가이즈’가 론칭하며 판을 키운다. 치열한 경쟁에 글로벌 버거 업체인 버거킹과 맥도날드, KFC를 비롯해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M&A(인수·합병)에 나섰지만, 매물로 나온지 1년이 넘어도 새주인을 찾지 못한 브랜드도 있다.
특히 2030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신논현역을 둘러싸고 버거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신논현역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중 승하차객이 가장 많은 역으로 마케팅 효과를 위해서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여기에는 한 때 전세계 쉐이크쉑 중 매출 1위 점포로 위세를 떨친 ‘쉐이크쉑 강남점’을 비롯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와 버거킹 등이 자웅을 겨룬다. 버거비와 뉴욕버거, 경성버거, 버거스올마이티, 번패티번 등 수제 버거를 표방하는 맛집도 많다.
시장 포화에 백기를 든 곳도 나타났다. 대우산업개발이 지난 5월 문을 연 ‘굿스터프이터리 버거’는 론칭 5개월 만에 두손을 들고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기로 했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마냥 충족시킨다는 보장도 없다는 얘기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강남점은 영업을 종료하지만 사업의 완전 철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1만 원대의 높은 가격에 비해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슈퍼두퍼 역시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다. 슈퍼두퍼의 버거 메뉴는 총 7종으로 이중에서 1만 원대 이하 단품 버거는 슈퍼싱글버거(8900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1만1900원~1만3900원으로 GSE버거와 비슷하다. 단품 버거가 7300원대부터 시작해 1만 원 이하대가 대부분인 쉐이크쉑보다는 가격대가 높다. 음료인 밀크 쉐이크도 6900원으로 쉐이크쉑의 대표 음료인 클래식 쉐이크(6200원)보다 700원 더 비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대 라이벌로 여겨지는 쉐이크쉑을 운영하는 SPC삼립이 최근 ‘끼임 사망 사고’ 여파에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로 정부가 이달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가격대가 있는 만큼 고급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