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해
정부, 긴급 대응…불안 요소 여전
대중 무역·반도체 수출 위기 계속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997년 IMF 발생 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다. 믿었던 수출까지 2년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 등 불안 요소가 남은 상태다.
1일 10월 무역수지 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적자로 1997년 IMF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다.
적자 폭은 지난달 37억 8000만 달러로 둔화했었지만, 다시 늘어나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300억 달러를 넘겼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수출이 흔들린 탓이 컸다. 수출은 524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건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지난달까지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믿었던 수출이 흔들린 것이다.
산업부는 수출의 둔화와 관련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주요국의 통화 긴축 등 국제 경기 둔화 영향으로 각국의 수입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이 떨어진 사이 수입은 에너지 가격 상승 탓으로 9.9% 증가한 59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억 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흔들리고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자 정부는 비상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업종별 협단체, 수출입 관계기관 등과 긴급 수출상황점검 회의를 진행한다.
정부의 대응에도 불안 요소는 남았다. 한국 무역의 중심축인 대중 무역과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산업부 역시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줄어든 12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중 수입은 134억 1000만 달러로 11.9% 증가했다. 이에 대중 무역수지는 12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5~8월 한중 수교 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후, 9월 흑자로 전환됐다가 재차 적자를 보였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7.4% 줄어든 9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8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졌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이 불안한 이유에 관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인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적자 지속, 10월 수출 감소 등 최근 상황을 정부는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긴장감을 느끼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 활력 제고를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부처 차원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하여 신성장 수출동력 육성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계, 국민과 공조를 통해 에너지 저소비와 고효율 산업, 경제구조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