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기록으로 본 그날…이통사, 이태원 참사 '밀집도' 집계한다

입력 2022-11-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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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SKT에 기지국 데이터 요청→SKT는 “제공”
KT는 9월부터 서울시에 ‘실시간 인구데이터’ 서비스
기지국 데이터로 당일 정확한 유동인구 분석 가능해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로 확인한 이태원 인구밀집도. (사진제공=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정부가 이통사의 기지국 데이터를 활용해 인구 혼잡도 분석에 나섰다. 기지국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인파가 얼마나 몰렸는지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향후 행정 통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서울시 이동통신 기지국을 바탕으로 유동인구를 분석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통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통사 등은 자료를 분석해 행안부에 제공했다.

SK텔레콤은 ‘지오비전 서비스’를 통해 이태원 참사 당일인 29일 밤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동인구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SKT는 이통업계 중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유동인구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SKT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이번 건으로 요청이 있었고, 관련 자료를 보냈다”고 말했다.

지오비전 서비스는 SKT가 2011년 출시한 유동인구 분석 서비스다. 지오비전 서비스는 위치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로 출발해, 현재는 통신과 카드 매출 데이터, 부동산 정보 영역 등 고객을 대상으로 인사이트 제공 및 이동 데이터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 대응을 위해 모바일 이동량 분석 서비스를 통계청에 공개하고, 공공정책 대응에 활용하도록 전국 지자체에 지원하기도 했다.

KT는 기지국 신호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실시간으로 유동인구 수를 파악할 수 있는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주요 기지국에서 5분 동안 수집된 휴대폰 신호 빅데이터를 집계해 해당 지역에 있는 인구를 추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인구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신속하게 정책 수립이 가능해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밤 10시, 이태원 관광특구 지역은 최대 5만8000명이 몰려 ‘매우 붐빔’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시간 인구 데이터는 KT의 가입자 정보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고려해 전체 인구로 보정한다. 하지만 이는 이통3사 가입자 점유율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알뜰폰 가입자나 휴대전화가 없는 외국인 등까지 포함해 더 늘어날 수 있다.

KT 관계자는 “LTE 가입자인지, 5G 가입자인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적인 점유율은 맞다”며 “알뜰폰 가입자의 경우 데이터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해서 정확한 집계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통업계선 기지국을 토대로 인구 밀집도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어떠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전에 인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인의 이동 동선이 공개되는 만큼 개인정보 침해 논란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이태원 방문자의 휴대전화 이동 정보를 수집해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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