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10월 체감 BSI 전월 대비 8.9p 하락…11월 전망은 12.4p 하락
경기침체 소비 위축 및 고물가·고금리가 원인…“소상공인 금융 프로그램 필요”
“물가가 올라서 재료값에 부담을 느껴 음식 가격을 소폭 올렸더니 손님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요. 그간 코로나19 때는 대출하면서 버텼는데 이젠 이자까지 올라가니 더 큰 부담을 느낍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최 모 사장(47)의 얼군엔 근심이 가득했다. 당장 10월 마지막 날 월정산을 했지만,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확인해서다. 최 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달 적자를 냈다. 그는 당장 이번 달부턴 아르바이트를 쓰지 않고, 주중 주말 휴무일 할 거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체감 경기가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3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2022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10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62.7로 전월 대비 8.9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7월부터 체감 BSI가 3개월간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을 막지 못했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미만이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체감 경기가 얼어붙은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가 가장 많았다. 10명 중 6명의 소상공인이 소비 위축으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물가 및 금리 상승’도 36.2%를 차지했고 유동인구와 고객 감소가 17.1%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이 전원 대비 17.2p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제조업(-15.4p)과 부동산업(-15.2p), 소매업(-14.6p)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는 더 심각했다.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 BSI는 60.0으로 전월 대비 19.0p 떨어졌다. 소상공인 체감 경기보다 약 10p 하락한 셈이다. 전통시장 체감 BSI 역시 7월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달 소상공인과 동시에 석 달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달 경기 전망도 악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11월 전망 BSI는 78.9로 전월 대비 12.4p 하락했다. 사유도 10월 체감 경기와 같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51.6%), ‘물가 및 금리 상승’(30%)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소상공인의 경영난의 핵이 되리라 전망했다. 지난 9월 말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3.0%가 될 때 개인사업체는 약 4만969개, 소상공인은 약 5만8919명이 추가 도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의 비중은 18.2%로 최대 약 124만 명이다.
정부는 9월 말 종료할 예정이었던 소상공인들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를 각각 내년 9월까지 연기하는 등 대책을 세웠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규모는 각각 124조7000억 원, 16조7000억 원이다. 하지만 이 기간에 소상공인의 뚜렷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은 문제로 남았다.
정은애 중기연 연구위원은 “소상공인 부실은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소상공인의 금리상승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3년 안에 업종, 매출, 신용도, 추정소득 등에 따른 특화된 부실ㆍ한계 소상공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하고 소상공인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등 유형별로 나눠 금리와 이자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