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으로 기대감↑…효율화로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 합병에 따른 성장통을 겪으며 아이스크림 1위 자리를 빙그레에 내줬다. 빙과 사업에서 영역이 겹치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효율화 작업에 나서며 점유율은 되레 줄었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올해 3분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는 빙그레로 확인됐다. 올해 1분기만 해도 롯데제과(롯데푸드 포함)의 빙과 시장 점유율은 44.1%로 빙그레와 해태 아이스크림의 합산 점유율 39.2%에 앞섰다. 2분기에도 롯데 점유율은 43.8%로 빙그레·해태 점유율(43.2%)보다 0.6%p(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3분기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7월 빙그레·해태의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45.0%로, 롯데제과(43.4%)보다 1.6%p 높았다. 8월에도 44.6%로 롯데(42.7%)보다 1.9%p 많았고, 9월 점유율에서도 빙그레·해태(42.2%)가 롯데제과(40.7%)를 앞섰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 7월 새로운 합병 법인으로 재탄생했다. 양사 매출은 각각 2조1454억 원과 1조6078억 원으로 단순합계로만 3조7500억 원에 달해 CJ제일제당과 KT&G, 동원F&B, 현대그린푸드, 대상 등과 함께 식품업계 매출 3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롯데를 바짝 추격했다. 월드콘, 스크류바 등으로 대표되는 롯데제과와 돼지바, 구구콘 등의 히트 상품을 보유한 롯데푸드 합병으로 빙그레와 얼마나 격차를 벌릴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합병 첫 달부터 롯데는 경쟁사인 빙그레에 역전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몇몇 제품을 단종시키고, 과일맛 등 일부 제품의 라인업을 없애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주춤했다”고 풀이했다.
실제 롯데제과는 합병 후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초점은 빙과 사업이다. 합병 전 700개였던 아이스크림 품목 수는 합병 후 400개로 줄었고, 연말에는 303개로 더 줄일 예정이다.
효율화 작업은 계속된다. 롯데제과는 3분기 기준 빙과 사업을 담당하던 20개 지사·63개 영업소를 연말까지 12개 지사·45개 영업소로 축소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영업소 43개만 운영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빙과를 담당하던 4개 공장을 2곳으로 줄이고, 16개인 빙과 물류 거점센터를 통합해 5개로 줄일 계획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빙과 사업은 월드콘과 빵빠레, 설레임, 돼지바, 빠삐코, 비얀코, 구구 등 7개 품목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빙과에서 겹치다 보니 인기가 덜한 품목을 없애는 효율화를 통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지만, 향후 안정화된 후에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