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중고차 가격 뒤바뀌는 ‘가격 역전’ 끝
국산·수입 모두 가격 하락…수입차 하락폭↑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며 고공행진하던 신차급 친환경 중고차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는 2일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국산·수입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11월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신차급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비롯한 차량 전반의 시세가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신차급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고차는 신차 출고 지연으로 인해 신차의 수요를 흡수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신차가 대비 10%~15%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하는 ‘가격 역전’ 현상을 불러오기도 했다.
케이카는 가격 역전 현상을 일으키고, 감가방어가 잘 됐던 친환경 중고차의 시세가 하락하는 이유는 높아진 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소비 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표적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델S를 제외한 3개 차종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델X는 4.1% 하락, 모델Y는 3.4%, 모델3는 1.2%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달 24일 중국 시장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해 신차 가격을 최대 9% 인하하기도 했다. 국내 전기차는 볼트 EV가 3% 하락, G80 일렉트리파이드가 2.6% 하락할 전망이며 EV6, 아이오닉5 등의 신차급 전기차는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K8 하이브리드,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는 최대 5%에서 1%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기 차종인 투싼 하이브리드, 쏘나타 DN8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4세대, K5 하이브리드 3세대는 각각 5%, 1.8%, 1.3%, 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교적 감가방어를 잘 이어오던 국산·수입 차량들도 전반적 하락세가 예상된다. 국산차 모델들의 하락 비율은 전월 35%에서 이달 54%로 19%p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쉐보레와 현대는 하락하는 모델의 비율이 70%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차 하락세는 더 급격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락 비율이 지난달 39%에서 62%로 23%p 증가했으며 독일 4사의 하락 비율이 약 80%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일 케이카 PM1팀장은 “일반적으로 11월, 12월은 연식변경을 대비해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경향성이 있으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이번 달은 그 하락폭이 조금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아진 시세로 인해 차량 구매를 망설였던 고객이라면 11월을 비롯한 연말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