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코스피에서만 3조 원 넘게 매수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 투자자가 통신 3사에 쏠린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통신주는 시장 상황이 악화할 때 ‘배당주’ 등으로 꼽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분류돼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SK텔레콤(94.74%)이다. 이어 KT(90.20%·2위), 동양생명(81.90%·3위), S-Oil(81.23%·4위), LG생활건강우(79.10%·5위), 락앤락(77.60%·6위), LG유플러스(77.12%·7위)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한도소진율 상위 10개 종목에 통신 3사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실제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통신 3사 종목을 꾸준히 사들였다. 10월까지 외국인이 5461억 원어치를 사들인 KT는 올해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세 상위 8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위 10종목에는 들지 못했지만, 각각 2719억 원(20위), 1472억 원(35위)어치 사들여 순매수세 상위 종목에 올랐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 5G가 상용화하면서 (통신 3사가) 설비투자액(CAPEX)과 마케팅 비용을 늘려 이익이 축소됐는데, 작년부터 비용이 효율화하면서 성장이 크게 나타났다”며 “여기에 실적도 좋은 상황이니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외국인들이 경기 방어주로 통신주를 눈여겨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익률 면에서는 세 종목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10월까지 올해 KT는 19.61% 상승했지만, SK텔레콤은 -13.47%, LG유플러스는 -16.18% 떨어졌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도 눈에 띈다. 10월 한 달간 외국인은 KT는 378억 원, SK텔레콤은 92억 원 팔아치웠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외국인들은 고민이 시작되는 시점일 것”이라며 “통신주가 경기 방어 역할을 했으니 이제는 차익 실현할 수도 있고, 통신주를 팔아 주가가 더 많이 빠진 종목에 채워 넣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 측면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강한 매도세는 아니지만,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망 중립성 이슈 등 각종 이슈가 재부각되고 있어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데이터 사용량 증대에 따른 민간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사업의 수요 증가, 망 중립성 이슈,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성과 등 새로운 이슈들이 부각될 것”이라며 “통신 본업은 5G 가입자의 안정적인 성장과 실적 기여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