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파출소가 참사 당일 급박한 112 신고를 윗선에 보고하며 서울경찰청의 기동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현장 대응 미흡’을 언급하며, 일선 경찰관을 부실 대응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주장이 나왔다.
3일 경찰 내부망 등에 따르면 이태원 파출소에 근무 중인 한 경찰관은 “경찰청장의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 궁금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문제로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 지원요청을 했으나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시민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생한 동료들을 감찰이라는 사지로 내몰지 말아라”라거나 “총체적 책임은 지휘부에 있으니 일선에 책임 묻지 말고 지휘부가 책임져라”는 등 호응하는 댓글이 달렸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찰청장을 비판한 현직 경찰 간부도 있었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한 경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청장이 현장 책임론만 언급한 건 정말 실망스럽다”며 “지휘부의 판단, 그리고 준비와 지원이 미흡했다”고 답변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현장 경찰에게만 물으려 하는 것은 매우 큰 우려”라며 “서울시와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용산구청의 책임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파출소 현장 직원을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면서 현장 경찰 감찰조사 시 직장협의회가 입회하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