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가전”…고객 접근성 강화하는 전자업계

입력 2022-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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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ㆍ청각장애인 전담 상담사 상주해
TVㆍ가전 등에 접근성 향상 기능 적용
전자업계 “디지털 격차 해소 차원 노력”

▲삼성전자서비스 전담 통역사가 수어 상담을 제공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서비스)

전자업계가 사회적 약자들이 가전제품 사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제품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장애인을 비롯한 시니어, 아동 등의 접근성을 높인 제품ㆍ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제품 자체에 점자,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하고 제품 구매부터 사후 지원까지 전 과정에 걸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접근성’이란 시설, 제품, 서비스 등의 환경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도다. 주로 장애인, 노인 등 취약 계층이 어떤 제품의 기능ㆍ혜택에 접근할 가능성을 뜻한다.

고객 눈높이 맞춰 전문 상담ㆍ홈페이지 운영

▲삼성 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본점의 제품 전문 상담사 디테일러(D’tailor)가 청각∙언어장애 고객에게 전담 통역사와의 3자간 화상 상담을 통해 제품 주요 정보와 기능 시연,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온ㆍ오프라인 매장에 국내 전자업계로는 최초로 판매ㆍ서비스ㆍ설치 전 영역에서 수어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청각ㆍ언어장애 고객은 제품 정보뿐 아니라 주요 기능 시연, 구매 상담까지 전 과정을 삼성전자 제품 전문 상담사 디테일러(D’tailor), 수어 통역사와 3자 간 화상 상담 서비스를 통해 받을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제공 매장은 109개로 지속 확대 중이다.

LG전자 역시 수어 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수어 상담은 영상통화 기능이 있는 전화나 카카오톡, 무료 영상통화 앱 ‘imo’를 이용해 전용번호로 연결할 수 있다.

LG전자는 시니어 고객을 위해 ‘시니어 친화적’ 전담 상담도 제공한다. 고객센터에 등록된 60세 이상 고객에겐 큰 글씨 버튼이 적용된 보이는 ARS, 느린 말 ARS를 제공한다. 70세 이상 고객은 ARS 절차 없이 시니어 전담팀으로 바로 연결된다.

▲색약 고객을 위한 색상 대비(고대비) 기능이 적용된 홈페이지 모습.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웹 접근성 품질인증’을 받았다. 장애인, 고령자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는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담 서비스도 지원한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실제로 시야결손이 있는 시각장애인 전문 상담사가 근무 중”이라며 “시각 장애인의 관점에서 제품 사용방법 편의 기능 등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 고령자가 쉽게 이용 가능한 자사 홈페이지도 운영한다. 홈페이지는 지난 2015년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웹 접근성 품질인증’을 받았으며 매년 갱신 중이다. 올해는 3월에 재인증을 받았다.

시각장애 고객이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메뉴, 화면 내용 등을 음성으로 읽어준다. 색약 고객을 위한 색상 대비(고대비) 기능도 제공한다. 또 청각장애 고객을 위한 동영상 자막 제공 서비스도 지원한다.

TV, 냉장고 등 제품 사용 돕는 기능도 대거 갖춰

▲김정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프로가 삼성의 시각∙청각 장애인용TV에 탑재된 사용자 가이드 동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에서 접근성 향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부터 ‘모두를 위한 스크린’(스크린 포 올)이라는 가치 아래 자사 TV에 여러 접근성 기능을 선보이는 중이다. 높은 음량 설정 시 안내, 시청각장애방송 지원 여부, 폐쇄 자막 가독성 향상, ‘접근성 바로 가기’ 쇼트커트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김정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한국ㆍ중국 PM 프로는 “삼성은 이전부터 접근성 향상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사용자가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순한 기능에서 나아가 시청 환경까지 개선할 수 있는 맞춤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오븐, 로봇청소기 등에도 접근성 기능을 대거 적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점자는 물론 스크린이 설치된 냉장고 화면에 음성ㆍ자막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 인덕션의 ‘가상 프레임’은 가상불꽃을 통해 멀리서도 동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개발한 공용 점자 스티커. LG전자 가전 사용 고객은 누구나 LG전자 고객센터나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02-6952-2580)에 공용 점자스티커를 신청할 수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최근 공용 점자 스티커를 무상 배포했다. 이 공용 스티커는 1종으로 모든 제품에 붙여 사용할 수 있다. △전원 △동작 및 정지 △와이파이 △원격제어 △위ㆍ아래 화살표 등 쉽게 인지할 수 있는 10가지 아이콘을 포함해 점자ㆍ지침 등으로 구성됐다.

더불어 LG전자는 올해 8월 국내 최초로 작은 글씨의 메뉴를 보기 불편한 저시력자, 신제품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 고객, 키가 작은 어린이, 손이 불편한 고객 등 누구나 제품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수기에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장애인과 노령층에서 디지털 서비스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런 격차를 줄이고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이용하도록 하고자 접근성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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