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넷플릭스, 오늘부터 광고요금제 ‘월 5500원’…4인 팟 계정공유 금지 수순일까

입력 2022-11-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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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추가했습니다. 기존 기본요금제보다 47%가량 저렴한 대신 유튜브처럼 일정 시간마다 광고를 시청해야 합니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은 ‘4인 팟 계정공유’ 금지를 위한 발판이라는 전망도 존재합니다.

광고 없는 구독 기반 스트리밍 세계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넷플릭스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넷플릭스는 “모든 팬을 위한 가격과 계획”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추가 …한 달에 4000원 싸지고 30분 광고 본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Basic with ads)는 월 5500원입니다. 기본 요금(월 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죠. 그 대신 한 시간에 평균 4~5분의 광고를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독일, 미국, 멕시코 등 12개국에서 우선 도입됐는데요. 한국은 4일 새벽 1시부터 가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넷플릭스 요금제는 △광고형 베이식(5500원) △베이식(9500원) △스탠다드(1만3500원) △프리미엄 멤버십(1만7000원)으로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혜택은 ‘광고형 베이식’에서 ‘프리미엄’으로 갈수록 풍부해집니다. 광고형 요금제만 떼놓고 보자면 우리나라는 △미국 6.99달러(약 9959원) △유럽 4.99유로(약 6923원) △일본 790엔(약 7573원)인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광고형 요금제는 유튜브와 비슷하게 15~30초 분량의 광고가 콘텐츠 시작 전과 재생 도중에 등장합니다. 한 시간에 8~20개 광고를 보는 셈이죠. 기업·시장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5월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한 달 넷플릭스 시청 시간은 평균 335분입니다. 이러한 수치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한 달 30분 정도 광고를 시청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외에도 일부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 시청도 제한됩니다. 라이선스 제한 때문입니다. 이런 콘텐츠들은 넷플릭스에서 검색하면 자물쇠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공 업체와 협상 중”이라며 “광고형 요금제 적용 국가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신규 유치 위한 필사적 시도…성공할지는 ‘미지수’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도입을 예고한 5월께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수익 감소’입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20만 명이 감소했고, 2분기에는 97만 명 감소했죠.

2021년 11월, 5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여파로 추측됩니다. 당시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요금제가 각각 1만2000원→1만3500원, 1만4500원→1만7000원으로 인상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호전되며 OTT 구독인구가 감소하는 것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지몬-쿠허(Simon-Kucher)’는 스트리밍 구독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열두 달 안에 구독을 취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중국, 인도,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 구독 취소가 많을 것이라고 봤죠. 광고형 요금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넷플릭스의 필사적 시도입니다.

하지만 광고요금제가 무사히 정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소비자들은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유튜브와 다를 게 뭐냐’는 불만도 벌써 등장합니다.

다른 대안도 많습니다. 2018년 6월부터 4년 5개월째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구독 중인 대학생 이문정(24) 씨는 “유튜브도 ‘프리미엄’(광고를 없애주는 유료 서비스)을 쓰고 있는데, 광고형 요금제는 구태여 안 쓸 것 같다”고 말합니다. “디즈니 플러스나 왓챠 등 다른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4인 팟’이 막히면 넷플릭스를 해지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출처=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다음은 ‘4인 팟’ 금지?…“핵심은 콘텐츠”

넷플릭스는 한 계정을 한집에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최고 해상도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멤버십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프리미엄 멤버십을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은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과도 4명씩 짝을 지어 ‘4인 팟’을 꾸려 왔습니다. 프리미엄 멤버십 한달 요금인 1만7000원을 4명이 나누면 한 달 4250원에 최고 화질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넷플릭스 이용약관에는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표현이 명시되어 있죠.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구독자를 모으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판단 아래, 넷플릭스는 ‘4인 팟’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왔습니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창립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우리는 소파에 2명이 앉아 있든 10명이 앉아 있든 상관없이 넷플릭스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익 감소가 지속되자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실제로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남미 3개국에서는 3월부터 시험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국내도 곧 계정 공유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수익 유지를 위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수익 악화를 어느 정도 방어한 데는 ‘양질의 콘텐츠’의 공이 큽니다. 2분기에는 애초 넷플릭스가 200만 명 감소를 예상했던 것에 비해 97만 명만 구독을 취소했죠.

‘취소 러시’를 막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인기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시즌4가 꼽힙니다. ‘기묘한 이야기’는 공개 한 달 만에 13억 시간이라는 시청 시간 기록을 세웠습니다. 영어 TV 시리즈 가운데 최고 기록입니다. 이런 호재 덕에 넷플릭스는 3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10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결국 넷플릭스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해지할 수 없게 만드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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