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성장률 1.8%·물가 3.2% 전망…"수출 증가세 둔화"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세 둔화와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10일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1%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3.2%로 물가안정목표(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이날 발표한 '2022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2023년에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투자 부진도 지속되면서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에 전망했던 2.3%보다 0.5%포인트(p) 낮은 수치로, 한국은행과 국회예산정책처의 예상치인 2.1%보다도 0.3%p 낮다.

앞서 KDI는 지난 8일 '장기경제성장률 전망'에서 기준 시나리오상 한국의 장기경제성장률(잠재성장률)이 내년 2%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 초반대의 잠재성장률은 우리 경제에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에 기대할 수 있는 평소의 성장률"이라며 "1.8%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큰 폭으로 하회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경기둔화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등의 부진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대내외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파급되면서 내년 상반기에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물가로 인한 실질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재화소비가 둔화됨에 따라 2022년(4.7%)보다 낮은 3.1%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도 세계 경기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1.6% 증가하는 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5.1%, 내년에 3.2% 상승할 것으로 봤다. 지난 5월에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4.2%, 2.2%로 전망했는데, 이를 0.9%p, 1.0%p씩 올려잡은 것이다. KDI는 "소비자물가는 2023년에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 폭은 축소되겠으나, 여전히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하는 3.2%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전망치(2.8%)보다 0.1%p 낮은 2.7%로 제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의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며 "3분기 계절조정 국내총생산(GDP)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면서 전기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전망치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전망치(2.8%)보다 0.1%p 낮은 수준이다.

KDI는 "내수는 민간소비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투자 부진이 일부 완화됐으며, 고용시장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했다"면서도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대외여건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경상수지는 올해와 내년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하반기 경상수지가 1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지만, 연간으로 보면 230억 달러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은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보다 흑자 폭이 축소된 1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올해(-3.7%)에 이어 내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취업자 수는 내년에도 양호한 고용 여건이 유지되겠지만, 기저효과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올해(79만 명)보다 크게 축소된 8만 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