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사 결과·규제 당국 조사 의혹 부담 느껴
FTX발 불확실성에 코인시장 폭락...비트코인 1만6000달러 선 무너져
세계 최대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경쟁업체 FTX 인수 의사를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여파에 대장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날 FTX와 합의한 투자의향서(LOI)와 관련해 계약 진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FTX 고객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으나, 우리가 통제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FTX와의 LOI 합의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거래를 철회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기업 실사 결과와 규제 당국의 조사를 이유로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번복했다. 회사 측은 "기업 실사와 고객 자금이 잘못 취급된 것, 미국 규제 기관의 조사 의혹과 관련한 최신 뉴스 보도를 통해 우리는 FTX의 잠재적인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낸스 측이 FTX의 부채와 자산 간 격차가 60억 달러 이상 넘는 블랙홀에 빠져있음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 규제 당국이 FTX는 물론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 등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와 다른 코인 관련 업체들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인수 의사 철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는 새로운 우려가 생기면서 가격 폭락세로 이어졌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를 누가 인수할지, 이 회사가 어떻게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CNBC는 올해 초 기업가치가 한때 320억 달러에 달했던 FTX가 이제는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 발표 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4% 가까이 폭락해 1만6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1위 코인인 비트코인은 전날에도 13% 떨어졌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이틀 새 30% 넘게 빠지면서 100달러대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는 장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