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특허 탈취 사건으로 13년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450억 원을 들여 개발한 특허가 기술 유출로 경쟁사를 통해 대기업에 헐값에 넘어갔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초기 대응에 실패했고, 결국 우리는 우리가 개발한 특허와 경쟁하고 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특허분쟁으로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 구제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인 틸론 최백준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특허분쟁은 전문가의 지원과 초기 대응이 핵심”이라며 “특허침해소송에서 전문가인 변리사를 배제하는 현 제도로는 중소ㆍ벤처기업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경만 국회의원은 “상대적으로 자본의 여력이 없는 중소ㆍ벤처기업 10곳 중 9곳은 특허분쟁의 비용과 시간의 부담으로 소송을 포기한다는 기사를 보며 제도 정비와 지원의 필요성을 통감했다”며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동 주최자인 이동주 의원도 “현재 우리의 특허소송 구조는 중소기업에 매우 불리한 경기장”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열린 토론에서 패널들은 “특허분쟁 발생 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ㆍ벤처ㆍ스타트업은 신속한 분쟁해결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대리인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심미랑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 4월 출범을 앞둔 유럽통합특허법원이나 영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국가에서도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는 추세”라며 “이미 20년 전부터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소송기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등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