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조원대 스마일게이트, '재산 분할 가능성'…1인 지배구조 균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소송으로 지배구조가 재조명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계열사를 이끄는 구조다.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권 CVO의 이혼 소송 법률 대리를 맡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서울가정법원은 권 CVO의 배우자 이모 씨가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본안 소송은 아직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결과에 따라 스마일게이트의 경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점에 서 있는 권 CVO의 지분이 흩어지면서 1인 지배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1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2021년 말 기준 8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91.59%), 슈퍼크리에이티브(82.64%)를 제외하고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에스피엠씨,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의 지분을 100% 보유해 굳건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투자업계는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보유한 회사 지분들의 평가액이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된 스마일게이트가 연매출 1조4345억 원, 영업이익 5930억 원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권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올해 4월에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넥스트 20년’을 위한 미래 비전의 일환으로 독립적인 금융그룹을 출범시켜 글로벌 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 CVO의 독주체제가 무너지면 지금과 같은 광폭 행보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의 설립과 성공은 권 CVO의 결혼 이후 이뤄져 분할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권 CVO는 2001년 이 씨와 혼인해 두 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할 규모가 40~50%에 육박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일반적인 경우 10~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경우 기여도를 상당히 인정해 자산을 절반 가까이 나누는 것이 최근 소송의 추세다. 그러나 권 CVO의 경우 자산 규모가 이례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 대형로펌의 가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결혼 이후 형성돼 성장한 재산으로 알려져 특유재산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배우자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했다면 기여도가 올라갈 것이고, 가정주부라고 하면 가액이 커서 40~50%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퍼센티지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또 우려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음 달 6일 선고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은 2017년부터 이어져 5년 만에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