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버튼ㆍ오래가는 배터리도 인상적
아이폰이 손목에?…깔끔한 디자인 만족
115만 원 가격ㆍ신형 스트랩은 아쉬워
액티비티 아웃도어용 애플워치가 등장했다. 바로 ‘애플워치 울트라’다. 기자는 기존에 쓰던 애플워치4(44mm)를 대신해 애플워치 울트라를 지난 8일부터 약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평소 다이빙, 마라톤은 물론 등산조차 즐기지 않는 편이다. 애플이 정의한 애플워치 울트라 사용자로는 부적합에 가까울 듯하다. 여기에 평소 사용 패턴 등을 생각하면 오버 스펙이다. 하지만 울트라만의 사용 경험을 느끼고자 산을 올랐다.
애플워치 울트라를 착용한 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안산(해발고도 296m)을 올랐다. 안산 등반은 이번이 두 번째다. 몇 달 만이라 길을 잃을까 걱정했으나 이때 애플워치 울트라의 ‘백트랙’(경로 되짚기)를 활용했다.
백트랙 기능은 한번 갔던 길을 기록해준다. 되돌아올 때 돌아왔던 길을 표시해줘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백트랙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위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설정 방법은 아이폰 ‘설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 위치 서비스 → 시스템 서비스로 이동해 특별한 위치를 켜면 된다. 설정을 마친 뒤 ‘나침반’ 앱을 켜 오른쪽 아래에 있는 ‘발자국 아이콘’을 누르면 경로가 기록되기 시작한다.
산을 오르는 내내 “기록이 되는 걸까?” 긴가민가할 수 있다. 만일 일시 정지 아이콘이 보이고 동작에 따라 나침반이 움직이고 있다면 안심해도 된다. 여기에 중간 경유지도 원하는 색상과 아이콘으로 표시할 수 있다.
기자는 입구(시작점)부터 화장실, 휴게소를 경유지로 찍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기 직전, 일시 정지 아이콘을 누른 뒤 ‘경로 다시 확인’을 클릭했다. 그러자 흰색 줄이 생겼다.
도착지까지 기록된 경로였다. 흰 선을 따라 산에서 내려가던 중 앞서 표시한 경유지도 애플워치 스크린에 표시됐다. 흰 선이 끝나는 곳이 다다르자 시작점이 보이자 '무사히 등산을 마쳤구나' 안도했다.
꼭 아웃도어 스포츠를 격하게 즐기는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등산 초보자나 초행길에도 애플워치 울트라는 유용할 듯하다.
이 밖에도 배터리, 동작 버튼,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워치 울트라는 최대 36시간(일반 사용 시) 사용할 수 있다. 사용 패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실제 사용 시 배터리 100%에서 7%로 떨어지는 데 60시간이 소요됐다.
기존 워치와 달라진 점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 하나는 오렌지 색의 ‘동작 버튼’이다. 이 버튼 하나에 나침반 경유지 설정, 경로 되짚기 시작, 운동 제어, 다이빙 시작 등의 기능을 담아둘 수 있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맞춤 설정해둔 기능이 실행된다. 길게 누르면 사이렌이 작동한다.
이 밖에도 야간모드와 디스플레이도 마음에 들었다. 오른쪽에 동그란 크라운을 돌리면 빨간색 화면의 야간모드로 진입하는데 어두운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만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또 화면 밝기가 무려 2000니트에 달해 밝은 환경에서도 화면이 선명하게 보였다.
애플워치4와 비교도 해봤다. 49mm의 큰 사이즈가 체감됐다. 다만 걱정했던 것만큼 투박하거나 손목에 무리가 될 정도로 무겁지도 않았다. 특히 플랫한 화면과 티타늄 소재 마감으로 기존 워치보다 더 깔끔한 느낌을 줬다. 마치 아이폰을 축소해 손목에 착 올려둔 듯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울트라 모델에 새로 선보인 워치 스트랩 ‘알파인 루프’다. 오렌지 색상과 티타늄 G-후크로 확실히 고정되는 편의성, 두 개의 직물 레이어의 일체형 구조 등은 매력적이었다. 다만 쉽게 때가 타거나 후크가 걸리는 부분이 쉽게 해질 것 같았다. 한편 애플워치 울트라에서 44mm 애플워치에 사용하던 솔로 루프, 밀레니즈 루프도 호환됐다.
또 115만 원에 가까운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오래가는 배터리,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뿐 아니라 수심 40m까지 방수, 정밀 이중 주파수 GPS, 듀얼 스피커 등 최신 기술과 다양한 기능을 워치 하나에 집약한 것을 고려할 때 사용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