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우리형에서 날강두 된 호날두...마지막 월드컵 조기퇴근 있기없기?

입력 2022-11-17 16:22수정 2022-11-1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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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형, 다태호, 킹갓두, 축신두, 골무원, 이타두...

국내 축구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불러봤을, 포르투갈 출신 베테랑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격수)의 별명입니다. 천부적인 축구 실력과 그에 따른 부와 명성, 여기에 아름다운 아내와 다둥이들까지, 모든 걸 다 가진 남자에 대한 찬사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이제 호날두의 운이 다 한 걸까요? 호날두에 대한 기류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벤치만 지키다 수십억 꿀꺽...‘날강두’ 된 우리형 호날두

▲Manchester United‘s Cristiano Ronaldo reacts during the English Premier League soccer match between Manchester City and Fulham at Villa Park in Birmingham, Britain, 06 November 2022. EPA연합뉴스 ( EPA연합뉴스)

한국에서는 2019년 7월 있었던 유벤투스FC와의 K리그 올스타전을 계기로 호날두에 대한 평가가 싸늘해졌습니다. 당시 호날두의 방한으로 축구 팬들의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악천후 속에 유벤투스 지각으로 킥오프가 40분이나 지연됐고, 관중들의 연호에도 호날두는 끝내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죠. 이에 호날두의 경기를 보러왔다가 분노한 팬들은 티켓 환불을 요구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해당 경기는 호날두 출전 소식에 10만~40만 원을 호가하는 티켓이 2시간 30분 만에 6만석 전석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빗속에서 관전하던 팬들은 호날두 얼굴이 스크린에 비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했는데, 정작 그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벤치만 지키고, 사인회까지 취소하더니 수십억 원이 출연료만 챙겨 출국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날강두’ ‘노쇼두’ ‘물만두’ ‘아이패두’ ‘맥도날두’ 같은 비아냥 조의 별명이 꼬리를 물며 그야말로 ‘우스운’ 사람이 됐습니다.

◇자기 얼굴에 침뱉기...하루 아침에 리그 문제아로

▲Cristiano Ronaldo, center, scratches his head during a Portugal soccer team training in Oeiras, outside Lisbon, Monday, Nov. 14, 2022. Portugal will play Nigeria Thursday in a friendly match in Lisbon before departing to Qatar on Friday for the World Cup.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국내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호날두는 최근 프로축구계 왕따에 등극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한 인터뷰 때문인데요. 그는 최근 영국 ‘토크TV’와 가진 90분간의 단독 인터뷰에서 소속팀인 맨유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을 존경하지 않는다”며 “그가 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감독과의 갈등설을 세상에 노출시켰습니다.

자신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주지 않은 감독을 노골적으로 원망한 것인데요. 앞서 그는 지난달 20일 손흥민이 활약 중인 토트넘전에 선발 출전이 불발된 것에 불만을 품고, 경기가 끝나지도 않은 후반 44분 홀로 라커룸으로 사라졌습니다. 해당 장면은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노출됐고,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징계 차원에서 그를 첼시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사실 호날두의 ‘조기 퇴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맨유 구단에 대한 실망감도 감추지 않았죠. 자신이 올 여름 맨유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은 구단이 자신을 내보내려고 했다고. 또 호날두는 “이 팀(맨유)은 아무 발전이 없다”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전혀 나아진 부분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호날두는 2008-2009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났다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2021-2022시즌 맨유에 복귀했습니다. 그는 “맨유 구단이 기대만큼의 발전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만일 이것을 부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눈이 멀었거나,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맨유 방출 위기...이적 팀은 어디?

▲ Manchester United‘s Marcus Rashford and Cristiano Ronaldo, right, react during the English Premier League soccer match between Aston Villa and Manchester United at Villa Park in Birmingham, England, Sunday, Nov. 6, 2022.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이 인터뷰로 충격에 빠진 맨유는 호날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1월 방출을 포함해서요. 원래 계약은 내년 6월까지이지만 호날두를 대체할 새로운 공격수를 찾는 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대타로는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무바페가 유력한데요. 맨유는 무바페를 데려오기 위한 1억5000만 파운드(약 2393억 원)의 이적료까지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단은 이미 호날두와 관련된 포스터를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뜯어냈답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부터 호날두와 한솥밥을 먹어온 맨유 팀 메이트 라파엘 바란도 호날두의 작심 인터뷰에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16일 프랑스 라디오 ‘유럽1’에 “우리에게 분명히 영향을 주고 있다.”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빅클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언론에 만연하게 퍼지고 있다. 호날두와 같은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호날두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날두는 지난주 바이에른 뮌헨 측과 접촉해 이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리버 칸 바이에른 최고경영자(CEO)는 “클럽 철학에 맞지 않는다”며 호날두의 이적을 부인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호날두는 잉글랜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 스포르팅CP와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지막 월드컵, 조기 퇴근은 없다?

▲Soccer Football - UEFA Nations League - Group B - Portugal v Switzerland - Jose Alvalade Stadium, Lisbon, Portugal - June 5, 2022 Portugal‘s Cristiano Ronaldo reacts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을 앞두고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호날두를 둘러싼 구설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15일 공개된 영상에서는 호날두가 같은 맨유 소속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라커룸에서 만나 인사를 하는데요. 브루노가 다른 동료와는 살갑게 인사하면서 호날두에게는 다소 퉁명스럽게 지나치죠.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일치단결해도 모자라는 판에...’라는 추측들이 일었습니다.

그러자 주앙 마리우가 “그때 내가 거기 있었어서 다행이다. 브루노가 가장 늦게 왔길래 호날두가 ‘보트 타고 왔느냐’고 농담을 한 것뿐”이라고 해명하며 불화설을 일축해주었죠.

그런데, 호날두에게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7일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전 마지막 친선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을 결장하게 됐답니다. ESPN에 따르면 호날두는 위염으로 16일 연습에도 빠졌다고.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호날두가 위염에 걸려 컨디션을 회복시키기 위해 16일 연습은 쉬었다.”며 “위염이 걸리면 수분이 빠지고 몸도 약해진다. 그래도 내일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이 “정말 위염이냐”고 묻자 산토스 감독은 “이게 다른 선수라면 문제도 안 되는데”라고 웃으면서 “진짜다. 위염 때문에 플레이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최근 ‘토크TV’ 인터뷰에서 맨유 감독을 맹렬하게 비판해 클럽 내에서 논란이 되자 속이 불편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추축을 일축한 것이죠. 산토스 감독은 “호날두는 그 인터뷰에 대해 우리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 그를 존중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37세인 호날두는 이번이 다섯 번째 월드컵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섯 차례의 발롱도르 수상을 자랑하지만, 포르투갈은 2016년 유럽 챔피언십(UEFA Euro 2016)과 2018-2019시즌 UEFA네이션스리그(UEFA Nations League 2018-19)를 제하더라도 월드컵에서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24일 가나와 첫 대결을 펼치며, 이후 우루과이, 한국과도 만납니다. 한 달 간 열리는 열강들의 발차기 속 호날두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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